대학교 시간강사의 근로시간은 실제 강의 시간 뿐만 아니라 강의 준비, 행정 업무 등도 포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전날 시간강사 8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임금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일부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원고들은 국립대에서 근무하던 비전업 시간강사들로, 전업 시간강사 보다 충분한 임금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주휴수당과 연차수당도 받지 못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이들이 근로기준법상 초단시간 근로자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초단시간 근로자는 4주를 기준으로 한 주에 평균 15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근로자를 의미한다. 이들에겐 주휴 수당과 연차휴가 수당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
대학교 시간강사들은 대체로 강의 시간이 한 주 평균 15시간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주휴 수당과 연차휴가 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소송을 제기한 시간강사들은 강의 준비와 행정 업무에 드는 시간들도 근로시간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1심과 2심은 전업 강사와 비전업 강사 사이에 임금을 차등 지급한 것에 대해서는 불법성을 인정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다만, 2심은 이들이 주장한 주휴 수당과 연차휴가 수당 부분은 초단시간 노동자에 해당해 적용할 수 없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원고들의 시간강사 위촉계약에서 정한 주당 강의시수가 원고들의 소정근로시간이라고 보기 어렵고, 원고들이 초단시간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원심 판결 가운데 수당 부분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원고들의 시간강사 위촉계약서에 주당 강의시수가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이러한 기재 만으로는 주당 강의시수를 소정근로시간으로 정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그 밖에 원고들과 대학이 강의시수 또는 다른 어떤 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정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시간강사들이 실제 강의 시간 뿐만 아니라 강의 준비, 학생 관리, 시험 출제, 채점 및 성적 입력, 기타 학사행정업무 등도 업무로 수행하고 있는데, 이 같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은 “시간강사 위촉계약에 따라 원고들이 수행하여야 할 업무는 수업시간 중에 이루어지는 강의에 국한되지 않았다”며 “강의준비, 학생관리, 평가 등의 업무는 시간강사가 강의를 할 때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업무로서 원고들이 피고에 근로제공 의무를 부담하는 업무”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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