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軍법원, 임성근 등 ‘채 상병 사건’ 2명 통화조회 허가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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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측 “임성근 구명, 규명 돼야”
軍법원, 검찰측 반대에도 조회 허용
경호처 출신, 구명 핵심 “김용현이래”
공수처, 녹음파일 확보-분석 나서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항명 사건 재판을 진행 중인 군사법원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해병대 김모 대령 등 핵심 관계자 2명의 휴대전화 통신기록 조회를 허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 군사법원, 군 검찰 반대에도 수용

1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중앙지역군사법원은 최근 임 전 사단장과 이 전 비서관, 김동혁 군 검찰단장, 해병대 김모 대령(채 상병 사건 당시 국가안보실 파견근무) 등 4명에 대한 ‘통신기록 사실조회’신청을 받고 임 전 사단장과 김 대령 2명의 통신기록 조회를 허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단장 측은 지난달 군사법원에 이들 4명의 지난해 7월 19일부터 9월 2일까지 45일여간의 통신기록 등을 조회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 전 단장 측은 통신기록 조회 신청서에 “임 전 사단장 구명 활동의 내용과 대상이 규명된다면 국방부 장관의 이첩 보류 ‘지시’가 법리적으로 위법했을 뿐만 아니라 위법한 목적을 가지고 진행됐는지 여부가 명백히 드러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군 검찰이 의견서를 내고 “항명 또는 이첩 보류 명령과 어떻게 관련되는지 구체적 소명이 없으므로 기각돼야 한다”고 반박했지만, 군사법원은 박 전 단장 측 요청을 일부 받아들였다. 이번 결정에 따라 통신사가 보관 중인 자료를 법원에 회신하면 변호인과 검찰은 이를 열람할 수 있게 된다.

군사법원은 이미 두 차례 핵심 관계자들의 통화기록 조회를 수용했다. 올 5월에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박진희 전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의 통신기록 조회 신청을 허용했다. 6월에는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과 임기훈 전 대통령국방비서관,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에 대한 통신기록 조회도 추가로 받아들였다. 이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이 전 장관 등과 직접 통화했던 기록이 드러나기도 했다.

임 전 사단장은 ‘구명 로비 의혹’의 당사자다. 최근 변호사 A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의 ‘컨트롤타워’로 지목된 이모 씨(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와 통화한 녹음파일을 공수처에 제출하며 구명 로비 의혹이 불거졌다. 이 전 비서관은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이 불거진 지난해 8월에만 유 법무관리관과 26차례 통화했고, 올 1월까지 10여 차례 유 관리관의 대면 보고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 단장은 경찰에 이첩된 사건을 군 검찰이 다시 회수하는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고, 김 대령은 해병대 수사단으로부터 ‘수사계획서’와 ‘언론 브리핑 자료’를 받아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공수처 “구명 로비 의혹 규명”

공수처도 임 전 사단장을 둘러싼 ‘구명 로비’ 의혹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A 씨로부터 제출받은 통화 녹음파일을 분석하고 있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A 씨는 최근 공수처에 청와대 경호처 출신 B 씨와 나눈 통화 녹음파일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녹음파일에는 B 씨가 지난해 8월 9일 박 대령을 언급하며 “그 ××가 오버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B 씨는 A 씨에게 “규정과 절차도 있지만 상관에게 보고는 해야 되지 않느냐. 이 사건은 군에서 살펴본 뒤 경찰에 넘겨야 한다”고 말하거나,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의 중심에 대해 “김용현(경호처장)이래”라고 답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B 씨는 동아일보에 “A 씨와 통화하며 한 말들은 이미 기사로 보도된 내용을 바탕으로 하거나 관가에 떠돌던 이야기를 사담으로 나눈 것”이라고 해명했다. 14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은 지난달 21일 ‘채 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이 전 장관과 임 전 사단장, 박성재 법무부 장관 등 6명을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채 상병 사건#통화조회 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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