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수련병원들이 15일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의 사직서를 최종 수리할 예정인 가운데 서울대 의과대학·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전공의의 사직서 수리 일자는 전공의의 의사를 존중해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공의들은 현재 병원을 이탈한 2월을 기준으로 사직서가 수리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부는 사직서 수리 시점을 6월 4일로 못박은 상태다. 수리 시점이 6월 4일이 되면 2~5월이 무단이탈이 되기 때문이다.
강희경 서울대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의대 융합관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께 드리는 의견’을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말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전국 수련병원 221곳에 ‘15일까지 소속 전공의 사직 여부를 확인해 결원을 확정하고, 17일까지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인원 신청을 해 달라. 기한을 지키지 않을 경우 내년도 전공의 정원 감원 등이 이뤄질 수 있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이에 대부분의 수련병원은 전공의들에게 문자메시지 등으로 15일까지 거취를 밝히지 않는 경우 사직 처리하겠다고 공지했다.
비대위는 조 장관에게 “사직 시한을 정해 전공의들을 압박하는 대신 지금이라도 정책을 바로 세우고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정책을 결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병원 집행부를 향해선 “일괄 사직 처리와 같은 본인 의사를 존중하지 않는 폭압적인 처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합리적 결정을 내려 달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사직 의사를 밝힌 소속 전공의 95%가량은 사직 의사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추정했다. 비대위는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 철회와 복귀 전공의 수련 특례 등 정부 조치가 전공의들의 복귀를 이끌어내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강 위원장은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것은 일방적이고 불합리한 정책 추진 강행에 대한 항의의 표시였고, 그 정책은 아직 바뀌지 않았다”면서 “저들(전공의들)의 절망은 여전한데 처벌하지 않겠다는 약속만으론 복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조 장관을 향해 “전공의들의 복귀를 진정 바란다면 애초에 이들이 왜 사직서를 냈는지 그 이유부터 생각해 주길 바란다”며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 정책이 모든 문제의 답이라고 말하기 전에, 당장 무너져가는 의료 현장을 봐 달라. 무조건 속도를 내는 대신 이제라도 멈춰 서서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살피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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