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가수 현철(85·강상수)의 별세 소식에 그가 투병 중에 후배 가수들에게 남긴 자필 편지가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해 12월12일 방송된 TV조선 예능프로그램 ‘화요일은 밤이 좋아’는 현철의 명곡을 소개하고 후배들이 직접 부르는 ‘현철 가요제’로 꾸며졌다.
당시 현장에 함께 하지 못한 현철은 직접 쓴 ‘손편지’로 후배들에게 마음을 전했다.
그는 편지에서 “잘생기고 예쁘고 정말로 노래 잘하는 아들, 딸 같은 후배들이 저의 가요제에 출연해 한바탕 걸판지게 놀아준다니 너무도 기쁘고 고맙고 가슴이 벅차다”고 했다.
이어 “수많은 무대를 서 봤지만 이런 아름다운 무대에 함께하지 못해 너무 안타깝고 서운한 마음 뭐라고 표현을 못하겠다”며 “이제는 시청자, 청취자가 되어 자네들의 노래를 감사히 잘 듣고 보겠네”라고 적었다.
끝으로 “잊혀져 가는 현철이라는 이름을 다시 한 번 생각해줘 감사하다”며 “후배들이여, 이 현철이는 행복합니다. 많이 많이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를 남겼다.
현철의 글에 출연진은 눈물을 훔쳤다.
현철은 15일 오후 지병으로 별세했다. 수년 전 경추 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신경 손상으로 건강이 악화돼 오랜 기간 투병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방송인 송해와 가수 현미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부산 출신인 고인은 1969년 ‘무정한 그대’로 데뷔했으나 오랜 무명 생활을 보내야 했다. 그러다가 1980년대 들어서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 등으로 주목을 받았고 1988년 발표한 ‘봉선화 연정’으로 인기를 얻었다.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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