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밤부터 전남 등 남해안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데 이어 17, 18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이번 장마 기간 중 가장 많은 최대 250mm의 비가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올 장마철 ‘수도권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폭우, 낙뢰로 피해 속출
16일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장맛비가 쏟아지면서 전남 진도군에는 시간당 103.5mm의 폭우가 쏟아졌고, 해남군에는 시간당 78.3mm가 내려 7월 시간당 강수량 기록을 경신했다. 시간당 30mm 이상이면 폭우로 분류되고, 50mm 이상이면 극한호우에 해당한다. 기상청은 “해남의 경우 200년에 한 번 빈도로 발생하는 강한 비가 내렸다”고 설명했다.
장맛비로 주택 상가 등이 침수되고 도로 일부가 유실되는 등의 피해도 잇따랐다. 전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54분경 광양시의 한 주택 담장이 무너져 집주인(75)이 타박상을 입었다. 전남도는 또 이날 폭우로 주택 124가구가 침수돼 주민 65명이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다고 밝혔다. 완도군 미림아파트에선 지하주차장이 물에 잠기면서 차량 10대가 침수되기도 했다.
폭우는 이례적으로 많은 낙뢰도 동반했다. 광주지방기상청은 15일 오후 9시 반부터 16일 오후 7시까지 광주·전남 지역에 4515번 낙뢰가 내렸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한 달 동안 4916번 낙뢰가 내린 것과 비교하면 만 하루 동안 한 달에 육박하는 낙뢰가 집중된 것이다. 낙뢰의 영향으로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GS칼텍스 공장에서 정전이 발생해 일부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이 공장 관계자는 “낙뢰로 가동이 자동 중단된 이후 순차적으로 공장을 재가동시키고 있다”며 “17일부터 공장을 완전 재가동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안군 흑산면에선 관측장비가 낙뢰를 맞아 강수량 측정이 불가능해지기도 했다.
부산에서도 이날 오후 2시 40분경 호우주의보가 발효돼 도로에 포트홀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경남 지역에서도 오후 5시 기준 총 22건의 비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17, 18일 중부지방 최대 250mm 물폭탄
전남 및 남해안 일대에 폭우를 쏟아낸 정체전선(장마전선)은 점차 약화됐지만 서쪽에서 발생한 저기압이 북동진을 거듭하며 다가오다 17, 18일에 걸쳐 한반도를 관통할 전망이다. 이를 계기로 장마전선이 다시 활성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여기에 하층제트기류까지 합류해 많은 수증기를 공급하면서 중부 지방 곳곳에 집중호우가 예상된다.
기상청은 17, 18일 수도권 등 중부 지방을 지나는 장마전선이 10일 새벽 전북에 관측 사상 가장 많은 시간당 146mm의 물벼락을 내렸던 비구름대와 비슷한 형태로 압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남북으로 얇고 동서로 길게 늘어진 형태인데 이 경우 짧은 시간 매우 좁은 지역에 기록적 호우를 쏟아낼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은 17일 새벽~18일 오전 경기 북부 등 수도권과 강원 내륙에 시간당 최대 30~60mm의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했다. 경기 북부에는 시간당 70mm가 넘는 비도 예보돼 있다. 18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80~120mm(많은 곳 250mm 이상), 강원 50~100mm(많은 곳 150mm 이상), 충청권 30~100mm(많은 곳 120mm 이상) 등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집중호우가 예상되는 만큼 관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대비 태세를 갖추고 “이상 징후 발견 시 주민 대피 등 안전조치를 신속히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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