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중 ‘공시생’, 2위로 밀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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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소… 일반 기업에 1위 내줘
저임금-악성 민원에 공무원 인기↓
졸업후 취업까지 평균 1년 걸려


16년 동안 청년 취업준비생(취준생)들이 가장 많이 준비하는 시험이었던 ‘공무원 시험’이 처음으로 1위 자리를 내줬다. ‘공시생’ 수도 역대 최소로 쪼그라들었다. 청년들이 졸업 후 첫 일자리를 잡을 때까지 걸리는 기간은 1년에 육박하며 통계 작성 이후 가장 길어졌다.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5월 현재 15∼29세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취업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은 56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일반직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들은 전체의 23.2%인 13만1000명이었다. 2006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다.

반면 일반 기업의 취업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들은 16만8000명으로 전체의 29.7%를 차지했다. 일반 기업 취준생이 공시생보다 많은 건 2006년 이후 처음이다. 기능 분야 자격증 등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18.9%로 세 번째로 많았고, 고시 및 전문직(12.7%), 언론사·공기업(11.8%) 등이 뒤를 이었다.

공시생 수가 처음으로 일반 기업 취준생 수를 밑돈 건 상대적으로 낮은 공무원 임금과 악성 민원 등으로 악화된 근무조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최근 젊은 공무원들의 퇴사가 늘어나는 등 공무원 인기가 예전만 못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 따르면 재직 기간이 5년이 안 된 공무원 퇴직자는 지난해 1만3566명으로 5년 만에 2.4배로 증가했다. 취업시험을 준비하는 청년 자체도 전년보다 6만9000명 줄었다. 청년 취준생은 3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청년들이 일자리를 얻기까지는 평균 11개월 15일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긴 기간으로, 전년보다 1개월 3일이 늘어났다. 특히 취업을 하는 데 3년 이상 걸린 경우는 전체의 9.7%로 1년 전보다 1.3%포인트 늘었다. 3년 이상 미취업 상태인 청년층 역시 23만8000명으로 전년보다 2만 명 증가했다. 대학을 졸업하는 데도 평균 4년 3개월 24일이 걸려 2007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장 기간 기록을 다시 썼다. 일자리를 얻기가 힘들어지면서 졸업을 미루는 학생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첫 직장을 얻더라도 10명 중 2명은 시간제로 일했다. 첫 일자리를 근로형태별로 살펴보면 시간제 근로가 23.4%였다. 전년보다 2.0%포인트 늘어난 수준으로, 이 또한 역대 최고치다. 첫 직장에서 받은 임금이 200만 원이 안 되는 경우도 60%에 육박했다.


세종=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취준생#공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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