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완'시대, 숲이 경쟁력이다]
공원 운영비 80% 기부금으로 채워
벤치-보도블록에 기부자 이름 새겨
서울숲도 시민-기업 기금 모아 조성
해외에서는 시민들의 손길로 조성되고 보존된 도심 속 녹지 공간이 사랑받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가 꼽힌다. 센트럴파크는 약 340ha 규모로 1873년부터 16년의 공사 끝에 완공된 미국 최초의 대형 도심 공원이다. 미국 전역을 통틀어 방문객이 가장 많은 공원이다.
지금의 센트럴파크가 지속성을 유지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1970년대 미국 금융위기 당시 뉴욕시가 공원 예산을 대폭 삭감하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비영리단체를 결성해 센트럴파크 보호 및 보존에 나섰다. 개인과 기업 등 협력으로 기부를 통해 공원 운영 자금을 마련하며 센트럴파크를 지킨 것이다. 이후 현재까지 연간 평균 1000억 원 규모의 기부금이 모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원 운영비의 80%는 기부금 예산으로, 나머지 20%는 시보조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센트럴파크에선 기부금 1만 달러 이상을 내면 벤치에 명패를 설치해주고, 센트럴파크 보행로 보도블록에 기부자 이름을 새기기도 한다. 공원 인근 뉴욕시립박물관, 플라자호텔 등과 연계해 공원 활성화도 이뤄지고 있다.
뉴욕시 브루클린 중심부에 있는 시민 공원인 프로스펙트파크도 1970년대 공원 예산 삭감으로 존폐 기로에 놓였지만,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기부와 봉사활동을 통해 1987년 비영리단체 결성 후 현재까지 보존되고 있다. 이 밖에 뉴욕 맨해튼 남쪽에 위치한 배터리파크는 연간 40억 원의 기부금이 모여 공원 운영 자금으로 활용 중이다. 이곳은 뉴욕시 5개 구 학교에서 체험학습 등을 추진해 연간 5000여 명의 학생이 참여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선 서울 성동구 서울숲이 대표 사례다. 서울숲은 2003년 공원녹지가 부족한 동북부 지역에 시민이 참여하는 자연 친화적인 대규모 숲 조성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공원 조성 때부터 프로그램 운영까지 시민의 참여로 이뤄진 최초의 공원으로,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시민 5000명, 기업 70여 곳이 기금을 모아 서울숲 조성에 함께했다. 이러한 후원과 자원봉사 참여는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현재 문화예술공원, 체험학습원, 생태숲, 습지생태원 등 4가지 테마 공간으로 구성돼 한강과 맞닿은 다양한 문화 여가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올해 4월 충남 홍성군 홍예공원 헌수 기부금 전달식에서 “뉴욕 센트럴파크는 시민들 손에서 탄생해 도시의 자부심이 됐다. 그런 점에서 홍예공원도 도민 참여를 통해 명품 공원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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