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서울성모병원 등
“응답 없으면 사직처리” 통보
순천향 천안병원 응급실 일시 중단
정부가 제시한 사직 시한인 15일까지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대부분이 사직 또는 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자 대형 병원들이 이들에 대한 일괄 사직 처리 절차에 착수했다. 서울대병원은 16일 오후 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은 전공의들에게 사직 합의서를 보내 “응답이 없으면 사직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통보했다.
16일 보건복지부는 15일 낮 12시 기준으로 전공의 1만3756명 중 1155명(8.4%)이 출근했다고 밝혔다. 레지던트 기준으로는 1만506명 중 1046명(10%)만 출근했다. 이날은 정부가 제시한 ‘복귀 마지노선’이었지만 전날 대비 복귀 전공의는 44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또 사직 의사를 밝힌 레지던트는 86명(0.8%)으로 전날보다 25명 늘었다. 여전히 89.2%의 전공의가 복귀도 사직도 택하지 않은 채 버티고 있는 것이다.
이에 5대 대형 병원은 내부적으로 무응답 전공의에 대한 일괄 사직 처리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은 16일 전공의들에게 발송한 사직 합의서에서 “사직서 수리 시점은 7월 15일로 하되 사직 효력 발생 시점은 2월 29일자로 하겠다”고 밝혔다. 처음 사직서를 낸 2월을 사직 시점으로 해야 한다는 전공의와 명령이 철회된 6월 이후를 사직 시점으로 해야 한다는 정부의 요구를 절충한 것이다. 서울성모병원 등을 수련병원으로 둔 가톨릭중앙의료원도 전공의들에게 “16일까지 복귀 또는 사직 의사를 밝히지 않을 경우 17일 오전 사직 처리하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반면 충남대병원 전남대병원 제주대병원 등 일부 병원은 ‘전공의들이 의사를 밝힐 시간을 더 주겠다’며 사직 처리 방침을 보류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는 “미복귀 전공의에 대해 사직 처리를 안 할 경우 전공의 정원을 감축하겠다”며 병원을 압박하고 있어 의료계에선 이들 병원도 조만간 사직 처리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의료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순천향대 천안병원이 일시적으로 응급실 운영을 중단하고, 충남대병원이 이달 말 현금이 떨어져 다음 달 직원 급여 및 약품 대금 지급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밝히는 등 대형 병원의 경영난은 갈수록 심화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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