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때려죽이고, 강아지 창밖 던진 초등학생…이유 물으니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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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7월 17일 11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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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물자유연대 제공
사진=동물자유연대 제공
대전과 인천 송도에서 초등학생들이 친구의 반려동물을 학대해 죽인 사건이 벌어져 충격을 안겼다.

동물자유연대는 16일 공식 홈페이지와 SNS 등을 통해 대전과 인천 송도에서 발생한 2건의 동물 학대 사건을 공유했다.

해당 게시물에 따르면 첫 번째 사건은 최근 대전에서 벌어졌다. 12세 초등학생 두 명이 친구 집 비밀번호를 누르고 무단 침입해 친구가 키우던 고양이를 죽인 사건이다.

해당 사건을 제보한 학부모 A 씨는 “평소보다 일찍 귀가한 날, 집에 들어서니 처음 보는 두 학생이 있었다. 둘은 우리 집 아이와 초등학교 반 친구들이라고 했는데, 아무도 없는 집에 어떻게 들어왔는지 의문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안방 문을 연 순간 벌어져 있는 상황에 큰 충격을 받았다. 방안 곳곳에 묻어있는 배변과 침대 위에 놓여있는 효자손, 그리고 아직 이름도 붙이지 못한 어린 고양이가 혀를 내밀고 바닥에 축 늘어져 죽은 듯 보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학교를 통해 알고 보니 이 학생들은 과거에도 집 비밀번호를 알아내 몰래 이 집에 드나들었고, 사건 당일에도 무단 침입한 뒤 집에 있는 고양이를 번갈아가며 발로 차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즐기듯 깔고 앉았다 일어나길 반복하다가 결국 딱밤으로 이마를 때려 죽음에 이르게 했다.

제보자는 “이후 학교에서 생활교육위원회가 열려 징계가 내려졌지만, 두 학생은 반성의 태도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제 아이는 불안에 떨며 잃어버린 동생을 그리워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송도에서 벌어진 또 다른 동물학대 사건 제보자인 학부모 B 씨는 “반려견 ‘이브’가 한 살 생일을 앞두고 있었다. 평소와 같이 9살 자녀의 친구가 집에 놀러 와 방에서 놀던 중 어느 순간 이브가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B 씨가 한참을 찾던 중 아이 친구가 “화단에 (이브가) 있다”고 말했고, 황급히 나가보니 이브는 화단에 쓰러져 낑낑거리고 있었다. B 씨가 이브를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 안아 들자, 이브는 피를 토하며 끝내 세상을 떠났다.

B 씨는 “이후 아이 친구에게 자초지종을 물으니, 자신이 베란다 밖으로 던졌다고 실토했다”며 “그 이유에 대해선 ‘몰라요’라고 답할 뿐이었다. 허망하게 이브를 떠나보내고 슬픔만이 남았다”고 했다.

동물자유연대는 “송도에서 벌어진 사건은 가해 학생이 만 10세 이하이기에 형사 처벌 대상이 되지 않아 수사가 종결됐다. 피해 가족은 민사 소송을 준비해 가해 학생 측이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대전에서 벌어진 A 씨 사건의 경우, A 씨는 가해 학생 측 부모에게 사과를 받아 고발을 취하했다. 이에 대해 단체는 “가해 학생들이 벌인 끔찍한 범죄를 안일하게 처리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동물자유연대는 “사건의 진상을 확인하기 위해 주변인의 증언, 학교 선생님의 진술 자료 등을 면밀히 파악한 결과 어린 학생들의 동물학대 범죄 행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을 체감하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린 아이의 장난, 재미 수준으로 심지어 타인의 반려묘, 반려견을 폭행하고, 떨어뜨려 사망케 한 사건을 시민들에게 알리고자 한다. 두 사건 모두 우리 사회의 미래인 어린이들이 벌인 끔찍하고 잔혹한 동물 학대 행위다. 동시에 우리 사회의 문제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모든 동물 학대 범죄는 매우 중대하고 심각한 문제이지만, 미성년자가 벌인 동물 학대 행위는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수사가 진행되는 사례도 드물다. 미성년자 혹은 청소년 동물학대 범죄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칠 듯 방치되어서는 절대 안 될 매우 우리사회의 중요한 해결 과제”라고 강조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고양이#강아지#동물학대#초등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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