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VIP격노설’ 당일 이종섭 전에 조태용-주진우 통화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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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월31일 11시 9분-43분에 통화
이종섭도 통화후 “임성근 이첩보류”
朱 “채상병 관련 누구와도 통화안해”
林, 경찰이첩때 안규백 의원과 통화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조사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의 ‘격노설’이 있었던 날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당시 대통령법률비서관)과 조태용 국가정보원장(당시 대통령국가안보실장)이 대통령실 내선 번호(02-800-7070)로 걸려 온 전화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02-800-7070 번호의 지난해 7월 28일∼9월 2일 통신 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7월 31일 오전 11시 9분 조 원장은 이 번호로 걸려 온 전화를 받아 약 31초간 통화했다. 같은 날 오전 11시 43분엔 주 의원이 이 번호와 44초간 통화했고, 11시 54분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약 160초(2분 48초)간 통화가 이뤄졌다.

이날 오전 해병대 수사단은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하기로 하고 언론 브리핑을 준비하고 있었다. 해병대 사령부는 오전 11시 17분 임 전 사단장을 직무에서 배제하고 사령부 파견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전 장관은 해당 번호와 통화한 이후 이첩 보류를 지시했고 브리핑도 취소됐다. 이 전 장관은 또 임 전 사단장의 업무 복귀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오전 11시경에는 윤 대통령이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느냐’며 격노한 것으로 추정되는 국가안보실 회의가 열렸다.

채 상병 순직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국가안보실 회의 이후 대통령실이 직접 움직인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KT에 따르면 이 번호의 가입자는 ‘대통령경호처’이지만 전화를 건 사람은 확인되지 않았다. 주 의원 측은 18일 “순직 해병 사건과 관련해 그 누구와도 통화한 사실이 없고 어떠한 관여도 한 바 없다”고 밝혔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해 8월 2일 오전 8시 55분 자신의 휴대전화로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14분 29초 동안 통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전 10시 반경 해병대 수사단은 임 전 사단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북경찰청 이첩을 강행했다. 임 전 사단장은 그 직전 당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이었던 안 의원과 통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임 전 사단장은) 고등학교 후배라 교류가 있었고 사의 표명을 했다고 전화가 와서 위로를 해줬다”고 해명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이모 해병대 공보실장과도 7월 28∼30일 4차례에 걸쳐 통화를 했다. 당시 임 전 사단장은 해병대 공보실과 협의해 사퇴입장문을 작성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모 대통령국방비서관실 행정관이 7월 28일∼8월 9일 정종범 해병대 부사령관, 김화동 해병대사령관 비서실장 등 해병대 관계자들과 통화한 내역도 드러났다.

해병대 ‘채상병’ 1주기 추모
해병대 예비역 단체 회원들이 18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 마련된 해병대 채모 상병 1주기 추모 시민 분향소 앞에서 거수경례를 하며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채 상병은 지난해 7월 19일 경북 지역 폭우 당시 실종자를 수색하다 순직했다. 뉴스1
해병대 ‘채상병’ 1주기 추모 해병대 예비역 단체 회원들이 18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 마련된 해병대 채모 상병 1주기 추모 시민 분향소 앞에서 거수경례를 하며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채 상병은 지난해 7월 19일 경북 지역 폭우 당시 실종자를 수색하다 순직했다. 뉴스1
19일은 지난해 7월 채 상병이 순직한 지 1년째고 공수처가 고발을 접수하고 수사에 나선 지 약 10개월이 흘렀지만 수사는 여전히 답보 상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전 장관과 이시원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 등 핵심 관계자에 대한 조사가 미뤄지고 있어서다. 법조계 관계자는 “구명 로비 의혹까지 수사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채 상병 순직 사건#vip 격노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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