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과 함께 물살에 휩쓸렸다 생존한 병사가 채상병 1주기를 맞아 “상황은 늘 제자리걸음이다.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고 생각한다”며 사망 원인을 둘러싼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재차 촉구했다.
군인권센터는 19일 해병대를 만기 전역한 A씨가 작성한 ‘채상병 1주기 추모 입장문’을 공개했다.
A씨는 1년 전 경북 예천에서 고(故) 채상병과 함께 실종자 수색 작전에 투입돼 급류에 휩쓸렸다가 구조된 병사로 지난해 10월 임 전 사단장을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소했다.
A씨는 입장문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전국 곳곳에 폭우가 쏟아지고 피해를 입으신 분들이 많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대민 지원을 나가 수해 복구를 위해 고생하시는 군인들이 있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남 일 같지 않은 광경들을 보며 1년 전 물속에서 빠져나오던 순간이 떠오르곤 한다”며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서 채상병 이야기를 접할 때면 ‘어쩌면 그게 나였다면, 그렇다면 나는 누굴 원망했을까, 혹시 구하지 못한 내 책임은 아니었을까’하는 생각들이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고 했다.
A씨는 임 전 사단장이 경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고, 윤석열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두고 “예상했던 결과지만 허탈하고 화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는 “경북경찰청은 끝끝내 임 전 사단장을 무혐의 처리했다”며 “(임 전 사단장을) 꼼꼼하게도 지켜줬다. (채상병) 특검법을 통과시켜 달라는 호소문도 써봤지만 대통령은 아랑곳도 하지 않고 바로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수처에서 수사 중인 임 전 사단장 고소 사건의 처리 결과를 기다리고, 무엇 때문에 수사가 이렇게 엉망이 됐는지 박정훈 대령의 재판을 지켜보겠다”며 “특검이 생겨서 수사 결과의 진실이 밝혀지고 진짜 책임져야 할 사람이 가려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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