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인턴, 레지던트) 과반이 사직처리되면서 수련병원들이 22일부터 결원 보충을 위한 추가 모집을 진행하지만 지원자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함께 시작되는 의사 국가시험(국시) 접수에도 의대생 대부분이 응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내년도 신규 의사 및 전문의 배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22일부터 수련병원 대부분이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시작한다. 정부는 ‘사직 후 1년 내 동일 연차·전공으로 복귀할 수 없다’는 전공의 수련 규정에 특례를 적용해 사직 전공의가 9월부터 다른 병원에서 수련을 받을 수 있게 했으나 의료계에선 사직 처리된 전공의 대부분이 지원을 안 하고 계속 버틸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전공의를 지도해야 할 의대 교수 사이에서도 “교육과 지도를 거부하겠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가톨릭대 의대 영상의학교실의 경우 교수들이 20일 성명을 내고 “하반기 입사 전공의에 대한 교육과 지도를 거부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 관계자는 “지도를 거부하는 교수는 일부이며 대부분은 환자와 국민, 복귀 전공의를 위해 협조해 주실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전공의 입장에선 5대 대형병원 등으로 옮길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일부라도 지원할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
또 보건복지부는 “수련 규정 특례는 이번에만 적용된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사직 전공의 중 이번 수련에 지원하지 않거나, 복귀도 사직도 하지 않은 전공의 4716명은 특례 적용 대상이 아니라 내년 3월 수련은 불가능하고 빨라야 내년 9월에나 복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직 전공의 대부분이 올 하반기 수련에 지원하지 않을 경우 전공의 이탈로 인한 의료공백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지게 된다.
22~26일에는 의사 국시 실시기험 접수도 시작되는데 이 역시 응시자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대생 단체가 전국 의대 40곳의 본과 4학년 30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2903명 중 2773명(95.5%)이 국시를 거부했다. 수도권 의대의 한 본과 4학년 학생은 “휴학하고 수업을 안 들은지 반년 인데 어떻게 시험을 볼 수 있겠느냐”고 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의협) 산하 범위료계 회의체인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는 20일 회의 후 “올특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시도의사회장단에 이어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까지 “문을 열어놓을테니 들어오라는 건 의협과 정부가 마찬가지 아니냐”며 해체를 요구하는 등 의사단체 내분도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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