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년제 입학 9256명… 5년새 2배
대학들 심리상담 등 지원 강화
내신 성적 없어 등급 환산 어려움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기를 거치며 고교를 떠나는 학생이 늘자 검정고시를 보고 대학에 진학하는 신입생도 급증하고 있다. 올해 4년제 대학 222곳에 입학한 검정고시 출신 신입생은 9256명으로 해당 정보가 대학알리미에서 공시된 2013학년도 이후 가장 많았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4521명)과 비교하면 5년 만에 2배 이상이 된 것이다.
● 대학에서 적응 어려움 겪기도
지난해 전국 고교에서 자퇴 등으로 학교를 떠난 학생은 2만5792명으로 전체 재학생의 2.0%에 달했다. 개중에는 팬데믹 기간 학교생활 공백 탓에 재개된 대면수업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비대면수업이 반복되는 동안 ‘굳이 학교를 다녀야 하느냐’는 생각을 갖게 된 경우가 적지 않다.
고교를 떠난 학생 상당수는 재수학원 등에 다니며 검정고시를 보고 대학에 진학하는 길을 택한다. 검정고시로 대학에 진학한 경우 학점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지방의 한 대학 관계자는 “내부 분석 결과 검정고시 출신 학점이 평균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다만 단체 활동을 제대로 해본 경험이 거의 없다 보니 캠퍼스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 검정고시 출신을 포함해 ‘코로나 세대’가 대면 의사소통을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은 탓에 각 대학은 앞다퉈 대면 커뮤니케이션 관련 수업을 개설하거나 재학생 심리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심리적으로 불안정해 대학 수업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인 학생도 드물지 않다. 적응할 수 있도록 상담 프로그램 등을 강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학교를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인식이 정착되면서 반수를 하거나 편입을 준비하는 재학생이 늘어나는 것도 대학들의 고민이다.
● 대학들 “입시 유불리 고민”
다만 대학 입시에선 ‘학업 중단 이력’이 큰 걸림돌이 되진 않는다고 한다. 동아일보가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주요 대학 10곳에 물어본 결과 관계자들은 “검정고시 출신이라고 입시에서 불이익을 주진 않는다”고 했다. 지방의 한 대학 관계자는 “지방대의 경우 학령인구가 줄어드는데 검정고시 출신이라고 불이익을 줄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거꾸로 내신에서 불리하다는 이유로 원하는 대학에 가기 위해 자퇴하는 고교생들이 줄지 않는 원인이기도 하다.
검정고시 출신이 급증하자 일부 대학에선 검정고시 출신이 고교 졸업생보다 지나치게 유리해선 안 된다는 내부 방침을 정해 제도에 반영하고 있다. 한 주요 대학 관계자는 “고교 중퇴자는 내신 성적이 없기 때문에 검정고시 성적을 내신 등급으로 환산하는데 의학계열의 경우 비교 내신을 적용하면 검정고시 출신이 거의 만점을 받는다”며 “결국 내부 논의 끝에 형평성 차원에서 검정고시 출신의 최대 점수를 30점 이상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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