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들이 시끄럽게 해 놓고…“조용히 하라” 적반하장 아래층[층간소음 이렇게 푼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24일 11시 00분


세상 살다보면 별의별 이웃들이 다 있기 마련입니다. 층간소음은 자기들이 더 크게 내놓고 아래층 혹은 위층에 “시끄러워 못살겠다”고 인터폰하고, 관리실 통해 불만을 계속 제기하는 이웃들이 있습니다.

말로는 안되는 이런 막무가내 이웃들과 직접 싸우면 갈등이 더 커질 위험이 있습니다. 직접 싸울 것이 아니라 관리사무소나 층간소음관리위원회 같은 제3자의 입회하에 현장 점검을 하는 것도 해결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그리고 최소한의 비용으로 소음을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자구방안도 마련해보는 수 밖에 없습니다.

층간소음으로 고민하는 분이 있으면 메일(kkh@donga.com)으로 연락주시면 전문가들과 상의해 해법을 찾아보겠습니다.

#사례:꼭대기층으로 이사왔는데, 이제 아래층에서 TV소리, 문 닫는 소리

경기도 광교 아파트에 살고 있는 30대 여성입니다. 층간소음 때문에 병이 날 것 같아서 온갖 발품 팔아 용인에서 지금 사는 아파트의 꼭대기 층으로 이사 왔습니다.

신혼 생활을 하던 아파트는 6층이었고 5년간 살았는데 당시 위층 층간소음 때문에 하도 고생을 해서 전원 주택 아니면 아파트 탑층 아니면 절대 안 살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탑층은 그래도 층간소음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숨통이 트일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아래층 소음이 올라와서 미칠 지경입니다. 문이 부셔져라 쾅쾅 닫고, TV 스피커 소리까지 다 들립니다. 탱탱볼을 위 아래로 튕기는 듯한, 스프링 튕기는 듯한 움직임도 들리는데, 대체 무슨 소음인지 가늠이 안됩니다. 한 동안은 아래층 소음이 위로 이렇게 크게 올라올 리가 있을까 싶어 조심히 옆집에 방문하니 아무 인기척이 없었고 늦게 집에 들어오는 문소리가 들리길래, 아래층이 맞구나 싶었습니다.

괜히 아래층과 얼굴 붉힐까 봐 참다가 소음이 계속 올라와서, 홧김에 발로 쿵쿵하고 바닥을 쳤습니다. 그랬더니 바로 우리 집으로 인터폰을 했습니다. “발망치소리 때문에 시끄럽다”고 했습니다. 차라리 잘됐다 싶어서 그 동안 참은 소음 이야기를 했습니다. “문 닫는 소리, 공놀이 하는 소음이 다 들린다, 우리집은 매일같이 조심하며 지내고 있는데, 우리가 언제 그렇게 시끄럽게 했냐”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어제도 오늘도 시끄럽게 한다”고 하는데 기가 찼습니다. 층간소음 피해자로써 가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저 역시 하루하루 조심하며 살고 있는데, 저는 남편이랑 주말 부부라 집에서 저 혼자 있고 대부분 저도 친정에 가 있기 때문에 집 비우는 일이 대다수입니다. 친정에서 저녁까지 있다가 오기 때문에 집에서 음식도 해먹지도 않고, 와서는 안방에서 누워 OTT 보는 게 끝입니다. 심지어 아래층 소음 때문에 친정에서 자고 오는 일도 잦아졌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제, 오늘 발망치로 시끄럽게 했다니까 위층에 산다는 이유로 아랫집이 갑질한다는 생각 밖에 안 들었습니다. 그렇게 어이없는 말다툼으로 이어지다가 인터폰을 꺼버렸지만 너무 화가 납니다. 그래서 관리소에 연락해서 아래층 층간소음 때문에 잠을 못자는 상황이니 아랫집에 민원 좀 넣어달라고 했습니다. 다음날 관리소에서 현관 밑에 우편물을 두고 갔습니다. 위에서 너무 쿵쿵대서 조용해 달라고 아래층에서 위층으로 전달을 부탁한 내용이었습니다.

아래층에서 얼마나 소설을 썼으면, 우리 집에서 쿵쿵거리는 소리가 매일같이 나고, 문 닫는 소리가 벽을 타고 내려온다면서요.

분해서 손이 벌벌 떨렸지만, 제가 혼자 감당하기에는 무섭기도 해서 남편이 올라오는 주말에 관리소에 가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관리소장님은 “위 아래층이 조심해야지 않겠냐”고 계속 그러기에, 더 이상 여기서 말해봤자 뭐하겠나 싶어서 집으로 들어가려는데, 아래층 이웃이 계단에서 우리 집을 감시하고 있었습니다. 남편이 “혹시 아랫집이냐”고 하니까 후다닥 내려가는데, 우리집이 있나 없나 감시하러 온 건지, 동태를 살피러 온 건지 기분 나쁘고, 불쾌해서 짐만 두고 집에서 나왔습니다.

그러고 시댁 식구들이랑 저녁 먹고 집에 밤 9시쯤 들어왔습니다. 그랬더니 아래층에서 관리소에 뭐라했는지 우리집에서 계속 시끄럽게 한다고 우편물이 또 와있는 겁니다. 아침부터 관리소에 들렸다가 아래층 이웃 기웃거리는 것만 봐도 불쾌해서 짐만 두고 바로 시댁에 다녀왔는데 저희가 집에서 쿵쿵 댈일이 전혀 없었기에 진짜 화가 끝까지 났습니다.

늦은 시간이기에 다음날 바로 관리실에 연락해서 어제 우리집 오셨을 때도 저희 집에 없지 않았냐, 어제 집에 붙어 있지를 않았는데 왜 본인들이 잘못해놓고 엄한 사람 잡냐고 난리치니까, 결국 관리소장님도 아래층이 좀 유별난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괜히 이런 집 건드려봤자 좋을 것 없을 것 같아 이제 시끄러워도 인터폰도 안하고, 친정집에 피신해 있습니다. 그러니 더 본인들 세상처럼 시끄럽게 있습니다. 본인들이 시끄럽게 구는 것은 생각 전혀 안하고 본인들 집에 민원 했다고 이렇게까지 갑질하고 보복하듯이 이러는데 어이가 없습니다. 어떠한 방식으로든 복수를 하고 싶지만, 사건사고도 겁이 나고,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요.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 팁’
공동주택의 구조적 특성, 시공부실, 생활습관, 보복소음 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아래층 소음이 벽과 현관문 등의 틈새를 통해 위층으로 전달되는 것은 분명합니다. 이러한 아래층 소음으로 인한 민원은 층간소음 전체 민원중 해마다 10% 이상을 차지할 정도가 심각합니다.
우선 매트 설치를 권해드립니다. 매트는 관리소(또는 층간소음관리위원회)와 아래층이 함께 참여한 가운데 설치하시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아래층에서 소음피해가 심각하다는 장소를 중심으로 설치하셔야 합니다. 위층에서 최선의 노력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아래층에게 주의해줄 것을 요청하되, 막무가내로 말을 안들을 때는 자구책이라도 마련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아래층에서 올라오는 공기전달음(문 닫는 소리, TV소리)은 현관문 근처에 중문을 설치하시고 더불어 화장실 문 주위에는 문풍지를 설치하시면 현재의 소음이 상당히 저감될 것입니다.

만약 아래층 거주자가 민원인 집을 지켜보는 등의 행동을 반복한다면 지역주민센터나 경찰 신고를 통해 주의를 주는 방안도 고려해보시기 바랍니다.

#층간소음 이렇게 푼다#이웃#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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