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때문에 손가락 빨고 있다”…헛발질 예보에 불만 폭주

  • 뉴시스
  • 입력 2024년 7월 24일 15시 06분


ⓒ뉴시스
“일기예보가 너무 부정확해서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며칠째 일을 못 해 손가락을 빨고 있다.”

최근 기상청 자유게시판에 부정확한 일기예보를 비판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가족끼리 처음으로 캠핑장을 예약했다는 한 시민은 “장마 예보가 있어 6일 전 수수료 20% 손해 보면서 예약을 취소했는데, 당일 비가 오지 않고 해가 쨍쨍하더라”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캠핑장 갈 날만 기다리던 아들은 큰 실망을 했다”라며 “아들이 ‘기상청은 날씨 알려주는 곳 아니냐’고 묻는데 뭐라고 답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적었다.

시골에서 과수 농사하고 있다는 시민은 “비가 안 오는 날에 맞춰서 방제하고 있는데 일기예보가 너무 부정확해서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적었다.

건설업을 한다는 시민은 “며칠 째 일을 못 해 손가락을 빨고 있어 건설사 피해가 막대하다”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숙박업을 한다고 밝힌 자영업자도 “6월에 매주 주말마다 비가 와서 예약률이 떨어졌다”며 “오늘도 폭우가 온다고 해 예약한 손님들조차 취소를 했다”고 적었다.

이처럼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된 7월 기상청의 일기예보가 번번이 빗나가면서 “국민 혈세 낭비하지 말고 사표 써라” 등 기상청을 향한 비난 글이 쏟아지고 있다.

기상청이 날씨를 예측하는 게 아니라 막상 비구름대가 닥치고 나서야 정확한 예보를 하고, 심지어 장마철에는 일단 비가 온다고 예보해 놓고 비가 오지 않으면 그때야 예보를 바꾸는 등 부정확한 정보를 생산하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

기상청은 20~22일 수도권에 최대 15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특히 시간당 최대 30~50㎜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했는데, 주말 동안 수도권은 강수량이 지역별로 30~50㎜대에 그쳤다.

또 지난 20일 경기 안성은 오전에 시간당 1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지만, 정작 당일엔 맑았다.

예상 강우량 편차도 컸다. 이달 2~3일엔 수도권에 최대 150㎜의 비를 예보했으나, 실제론 가장 많이 내린 지역의 강수량이 90.5㎜에 그쳤다. 지난 8일에는 최대 100㎜가 내린다던 예보와 달리 누적 강수량 200㎜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강수맞힘률도 소폭 하락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강수맞힘률’은 각각 0.66, 0.71, 0.75, 0.74, 0.7, 0.63(잠정)으로, 평균 0.69다. 지난해 상반기 평균(0.72)보다 0.03 하락했다.

‘강수맞힘률’은 3시간 단위 강수예보를 대상으로, 강수가 관측된 사례 중 강수를 맞힌 비율이다. 예를 들어 오후 12시 예보에서 ‘오후 3시께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한 경우, 이를 맞히면 강수맞힘률 값은 높아진다.

다만 기상청은 극단적인 기상 현상으로 여름철 날씨를 예측하기 더 어려워졌다는 입장이다.

기상청은 브리핑에서 “올해 정체전선(장마전선)이 좁고 긴 띠 모양으로 형성된 데다가 중간중간 작은 비구름이 짧은 시간 내에 생겼다 사라지고 있어 예측이 어렵다”며 “지금 예보 기술로 작은 비구름은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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