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학계 내고 의대 준비”… 대학 ‘중도 탈락자’ 크게 늘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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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 확대-의대 쏠림 현상 맞물려
대학들 재정 타격, 대책 마련 고심


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 모집 비율 확대와 의대 쏠림 현상 등이 맞물리며 대학 ‘중도 탈락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재정에 타격을 입은 대학들은 중도 탈락 원인을 분석하며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23일 대학알리미 공시에 따르면 2022년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의 중도 탈락자 수는 2131명으로 정보가 처음 공시된 2007년 이후 가장 많았다. 이는 2018년(1340명)에 비해 60%가량 증가한 것이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실이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기준으로 서울대 신입생 3467명 중 248명(7.2%)이 휴학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대학과 달리 서울대는 1학년 1학기부터 휴학이 가능하다. 서울대 신입생 휴학자 중 상당수는 올해 초 의대 증원 발표에 따라 의대 진학을 노리고 재수 및 반수에 돌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학생들이 재수나 반수를 결심하는 배경에는 의대 선호 현상 및 정시비율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는 이른바 ‘조국 사태’ 이후 발표한 ‘대입 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통해 수시 대신 정시 비율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20%대 수준이던 주요 16개 대학 정시 비율은 2022학년도에 37.6%, 2023학년도 40.6% 등으로 늘었다. 서울 주요 대학의 입학처 관계자는 “정시로 입학한 학생들은 소속 학과나 대학에 대한 소속감이 낮은 경향이 있다. 수능 문제를 1, 2개만 더 맞으면 더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해 중도 탈락하는 비율이 높다”고 말했다.

비수도권 대학의 중도 탈락 문제는 더 심각하다. 중도 탈락으로 빠져나간 서울 상위 대학의 빈자리를 노린 ‘연쇄적인 중도 탈락’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대를 제외한 지방 거점 국립대 9곳의 중도 탈락 규모는 2022년 기준 4만4095명에 달했다. 탈락 비율도 평균 4.27%로 서울대(1.94%)의 2배 이상이었다. 대구의 한 대학 관계자는 “지방대 중도 탈락은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하기 위해 학교를 그만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각 대학은 중도 탈락을 막기 위해 학사, 취업 상담과 멘토 프로그램 등을 도입하고 있다. 한 지방대 관계자는 “지방대 대부분은 중도 탈락을 줄이기 위해 학사 상담과 교수와의 멘토 프로그램 등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시 요강을 수정하는 곳도 있다. 서울대는 2023학년도부터 정시에 학생부 교과 이수 성적과 충실도 등을 반영하기 시작했고, 연세대는 2026학년도부터 정시에 학생부 내신과 출결 등을 반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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