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수 “지금 꼭 해야 하나” 대검 감찰부장 면담 거부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중앙지검 1·4차장검사 면담도 불발
檢내부, 총장 ‘법불아귀’ 인용 겨냥
“검사들을 아귀로 만들었다” 반발
‘디올백’ 수사 검사는 사직 철회


검찰 수사팀이 김건희 여사를 대통령경호처 부속청사에서 비공개 조사한 것과 관련해 이원석 검찰총장이 진상 파악을 지시한 가운데 이성희 대검 감찰부장의 면담 요구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사진)이 불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장 패싱’ 논란의 여진이 이어지고 수사팀의 연쇄 사직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검찰 내부의 동요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2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지검장은 23일 이 부장의 면담 요청에 대해 “지금 꼭 해야 하느냐”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감찰부는 김 여사 사건을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1·4차장검사에 대한 면담도 시도했지만 이 역시 불발됐다고 한다. 이 총장은 22일 “김 여사 수사에서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대국민 사과를 하고, 대검 감찰부에 진상 파악을 지시했다. 이에 이 지검장은 23일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곧바로 진상 파악에 들어갈 경우 수사팀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며 연기를 요청했다. 이 부장의 면담 요구를 거절한 것 역시 면담 자체가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장이 면담을 시도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검찰 내부는 더 동요하는 모습이다. 특히 형사1부에 파견돼 디올백 수수 사건을 수사했던 김경목 부부장검사에 이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반부패2부 검사들도 추가로 사의를 표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 총장이 22일 기자들을 만나 인용한 법불아귀(法不阿貴·법은 신분이 귀한 자에게 아부하지 않는다)를 겨냥해 “검사들을 아귀로 만들었다”는 반발도 나왔다고 한다.

동요가 확산되자 대검은 24일 적극 진화에 나섰다. 대검 관계자는 “이 지검장의 요청을 일부 수용해 수사에 지장이 없도록 차분하게 진상 파악을 진행한다는 방침을 내부적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장도 대검 참모들에게 “감찰도, 진상 조사도 아닌 진상 파악”이라며 “수사팀 개개인의 책임을 따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에 따르면 김 부부장검사는 이 총장이 사직 의사 철회와 복귀를 당부하자 24일 사의를 철회했다.

#서울중앙지검장#이창수#면담 거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