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카드 불법 유용 등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는 25일 “예전이나 지금이나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혐의를 강력 부인했다.
수원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박정호)는 이날 김 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김 씨는 이 전 대표의 당내 대선 후보 경선 출마 선언 후인 2021년 8월 자신의 수행비서였던 배모 씨가 민주당 출신 전직 국회의장 배우자 등 6명의 식사비 10만4000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하는 데 관여한 혐의 등을 받는다.
김 씨는 최후 진술에서 “평범한 주부로 살았고, 남편이 정치인으로 살면서 많은 탄압을 받았다. 압수수색도 당했고 남편이 구속되는 일도 있었다”며 “항상 긴장을 하고 살았다. ‘꼬투리 잡히지 말아야지’ ‘다른 사람은 돼도 우리는 안 된다’는 말을 남편과도 했다”고 울먹거리며 말했다.
이어 “정치에 입문하면서 남편 신념이 너무 강했다. 그래서 2006년 처음 지방선거에 나갔을 때 밥값을 안 낸다고 욕을 정말 많이 먹었다”며 “그 이후에는 차에서 김밥으로 때우던지, 인사만 하고 나오던지 해서 밥을 안 먹고 선거운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식사 값에 대한 의논이나 협의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외부에서 보기엔 어떻게 가능한 일이냐고 주장하지만 그건 너무나 큰 원칙이었기 때문에 따로 얘기하거나 지시할 사항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배 씨에 대해서는 “2010년 성남시장 선거 과정에서 만난 사람”이라며 “얌전하고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성실하고 조용하게 일하는 비서관이었다. (이 전 대표가) 공직자가 되고 나서는 공관이라는 특별한 공간이 있어서 제 일까지 관장해줬고, 모든 일정은 배 씨를 통해 들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이번 사건이 터지면서 정말 놀랐다. 언론에 비친 배 씨의 모습이 내가 아는 배 씨인가 정말 놀랐다”며 “비상식적이고 왜 그런 일을 했는지 답답해서 눈 마주치고 물어보고 싶었다”고 했다.
김 씨는 “어찌 됐든 간에 이 자리까지 서 있는 것은 저의 불찰”이라며 “조금 더 제 주변을 통제하고 관리했어야 하는데 그런 데서 많이 부족했다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 재판장님께서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씨의 최후 진술에 앞서 검찰은 “본건은 피고인이 이 전 대표가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게 하기 위해 이들을 매수하려 한 범행으로, 기부행위 금액과 관계없이 죄질이 중하다”며 벌금 300만 원을 구형했다. 김 씨에 대한 1심 선고는 내달 13일 열린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