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변기에 불법카메라가…경찰 수사했지만 미제로 남아

  • 동아닷컴
  • 입력 2024년 7월 26일 09시 20분


아파트 화장실 변기에 설치된 불법 카메라. 인스타그램 캡처
아파트 화장실 변기에 설치된 불법 카메라. 인스타그램 캡처
누군가 집에 몰래 침입해 화장실 변기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홈 스타일링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는 인스타그램 이용자 A 씨는 ‘그동안 일상 피드를 올리기 힘들었던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지난 3개월간 겪은 일을 공유했다.

남편과 둘이 아파트에 거주한다는 A 씨는 지난 4월 벽에 선반 다는 걸 도와준다는 동생 부부와 함께 평소보다 일찍 귀가했다. 그는 “9개월 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늘 같은 시간에 집에 들어왔는데, 이날만 유일하게 집에 3시간 일찍 귀가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A 씨는 집에 손님인 동생 부부가 방문했기에 변기가 깨끗한지 확인하려다가 깜짝 놀랐다. 변기 커버 틈새로 불빛이 깜빡이는 카메라가 보였다. 커버를 위로 올리니 샤워 부스를 비추게끔 검은색 소형 카메라가 놓여있었다.

A 씨는 “매일 아침 남편이 화장실을 확인하고 청소도 자주 하는데, 그땐 (카메라가) 없었기에 제가 나갔을 때 (누군가) 들어온 게 확실하다”며 “오전 11시에 운동 가서 1시간 정도 집을 비운다. 돌아와서 씻고 출근하는데, 언제 (범인이) 들어왔는지는 정확히 모른다”고 했다.

이어 “범인은 제가 돌아오기 전에 카메라를 수거하려 했지만, 제가 평소보다 빨리 들어와서 수거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아파트 화장실 변기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범인을 알아내기 위해 조사하는 모습. 인스타그램 캡처
아파트 화장실 변기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범인을 알아내기 위해 조사하는 모습. 인스타그램 캡처
경찰은 수사에 난항을 겪었다. A 씨가 사는 아파트의 같은 층에는 방범 카메라가 없어 범인의 모습을 확인하지 못했다. 변기에 설치됐던 불법 카메라는 무선 통신이 불가능하고 촬영 시간이 비교적 짧은 모델이었지만, 지문이 잘 남지 않는 소재였다. 카메라의 메모리칩마저 손상돼 복구하지 못했다. 과학수사대가 출동해 침입 흔적을 조사했고, 담당 형사가 직접 건물을 살펴봤지만 끝내 범인을 잡지 못했다.

A 씨는 “경찰들도 놀랄 정도로 미스테리한 부분이 많아 수사가 까다로웠다. 우편을 받았는데, 피의자를 특정할 단서가 부족해 미제 사건으로 결정한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지능범이라 단서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비데 아래에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사건 이후 힘들었는지 원형 탈모가 생겼다. 집이 안전한 공간이 아니라는 생각에 무섭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이 더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꼭 알리고 싶었다”며 “터치식 도어락은 지문을 누를 때마다 닦는 게 좋다. 혼자 살면 현관 카메라를 설치하는 것도 안전한 방법이다. 저도 사건 이후 바로 현관 카메라를 달았다. 모두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불법카메라#침입#화장실#미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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