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사 비서실장 등 보좌진 업무보고 불출석
“집행부가 협력 나설 때 의회도 손뼉” 강조
‘협치 정신’ 강조 의회·집행부 시작부터 삐걱
9월 임시회서 업무보고…협치수석 사의 표명
“경기도정은 혼자만의 힘으로 항해할 수 없습니다.”
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은 26일 오전 제376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개회사에서 “도정 운영의 민주적 절차와 완결성은 도의회와의 긴밀한 협력이 있을 때 갖춰진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경기도지사 비서실장과 정책수석 등 보좌진이 서면 자료만 내고 운영위 업무보고에 출석하지 않아 파행한 것을 두고 김 의장이 집행부(경기도)를 질타한 것이다.
김 의장은 “운영위원회 후반기 첫 회의가 개회부터 난항을 겪었다”라며 “의회와 집행부 사이 무용한 대립의 모습이 연출된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집행부가 상호 존중의 자세로 협력에 나설 때 의회도 손뼉을 맞추어 상생의 길을 열어갈 수 있다”라며 “임시회 진통은 의회와 집행부 간 더욱 견고한 화합을 낳는 산고의 과정으로, 다음 임시회에서는 한층 성숙한 협치의 모습으로 도민 앞에 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의장은 도의회와 집행부 간 협치 강화를 위해 ‘여·야·정 협치위원회’를 재정비하고 ‘재정전략회의’ 신설에 나설 것도 주문했다.
‘협치의 정신’을 강조해 온 경기도의회와 경기도가 후반기 의정활동을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다. 앞서 경기도의회 거대 양당인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달 15일 의장단과 상임위원장과 특위위원장 배분에 합의하고 뒤늦게 임시회를 열었지만 지사 비서실과 보좌진의 도의회 업무보고를 두고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전날 보좌진의 업무보고 불출석으로 운영위는 오후 2시 열기로 했던 회의를, 4시간가량 미뤘다. 최종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과 김정호 국민의힘 대표의원이 김현곤 경기도 경제부지사를 항의 방문했다. 양우식 운영위원장도 김 부지사와 1시가 넘게 대화를 나눴다.
김 부지사를 만나기에 앞서 양 위원장은 회의에서 “김동연 지사가 늘 소통과 협치를 강조했다. 이게 지사가 말한 소통과 협치인가”라며 “조례에 근거한 운영위원회 첫 업무보고 자료는 회의 시작 직전에 제출됐다. 모든 일은 첫 단추가 잘 끼워져야 하는데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라고도 비판했다.
운영위는 결국 9월 임시회에서 업무보고를 받기로 했다. 대상과 범위는 추후 다시 협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경제부지사의 보좌기관인 김달수 협치수석은 두 기관의 충돌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는 “비서실과 보좌기관은 독자적인 사업과 예산도 없는데 사흘 전에 일방적으로 업무보고에 나오라고 한 것은 무리”라고 반박했다.
이달 18일 공포된 ‘경기도의회 위원회 구성·운영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에 따라 경기도지사·경기도교육감 비서실과 보좌기관이 운영위 소관으로 변경되면서 행정사무감사 대상에 포함됐다. 비서실에 대한 행감은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가운데 서울시에 이어 두 번째고, 보좌기관은 전국 첫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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