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의사 국시 지원율 10% 언저리…신규 의사 배출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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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7월 27일 11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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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전체 10분의 1 수준"
신규 의사 급감에 의료공백 우려
정부,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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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의사 국가시험(국시)에 응시한 인원이 전체 대상의 10% 수준인 364명으로 집계됐다.

보건복지부는 27일 오전 기자단에 “26일 오후 6시부로 접수 마감된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 접수인원은 총 364명”이라고 밝혔다.

통상 의사 국시엔 당해년도 졸업 예정자 3000여명에 기존 졸업자 중 면허를 취득하지 못한 사람, 외국 대학 졸업자 등 200여명을 더해 3200여명 정도가 응시한다. 이를 고려하면 올해 지원자는 전체의 10%를 약간 넘는 수준인 셈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응시 대상이) 정확히 몇 명인지 알 수 없다”며 “(전체의) 10분의 1 수준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은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국시 실기시험 원서 접수를 받았다. 의대생은 의대를 졸업한 뒤 국시에 합격해야 의사 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

국시 응시 대상자인 본과 4학년을 포함해 대다수의 의대생들은 지난 2월 집단으로 휴학계를 제출한 뒤 수업을 거부해왔다.

이들의 유급을 막기 위해 정부와 대학이 성적처리 기한을 학년말로 미루고 학습 결손 보충을 위해 3학기를 운영하는 등 탄력적 학사 운영 가이드라인까지 마련하며 복귀를 호소했지만 설득은 통하지 않았다.

국시 거부도 예상된 움직임이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이 이달 초 전국 40개 의대 본과 4학년 3015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2903명)의 95.52%(2773명)가 국시 응시원서 접수의 절차 중 하나인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 제출을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시에 응시한 이들은 학교에 남아 수업을 받던 소수의 학생들로 보인다.

의대생들 대다수가 국시를 거부하면서 내년도 국내 신규 의사 배출에 비상이 걸리게 됐다. 매년 약 3000명이 신규 의사가 나왔는데 내년엔 그 수가 훨씬 적어지는 것이다.

신규 의사 수 급감으로 의료 공백이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공의(인턴·레지던트)에서 전문의 등 줄줄이 배출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군의관과 공중보건의 인력 수급도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22일부터 실시돼 31일까지 접수를 받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의 지원율도 저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울산대·가톨릭대·고려대 등 6개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26일 입장문을 내고 “대학병원의 수련 시스템이 한번 무너지면 가뜩이나 입지가 줄어드는 ‘바이탈과’(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진료과) 전공의 지원이 급감하고, 아예 전공의 수련 명맥이 끊어지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의대생들이 수업에 돌아온다는 전제 하에 추가 국시 실시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복귀와 관련한 상황 변화가 없는 만큼 별 의미 없는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이 전공의보다 숙련된 의료인력을 중심으로 운영되도록 하는 방향으로 구조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르면 9월부터 시범사업이 실시된다.

전공의의 빈 자리는 전문의와 진료지원(PA) 간호사 등 숙련된 인력으로 채울 전망이다. 간호사법을 개정해 전공의 공백을 메워 온 PA 간호사 업무 범위를 법제화하고 현재 1만 여명인 인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동시에 상급종합병원이 중증 진료에 집중할수록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보상 체계를 개편하고 일반병실을 최대 15% 줄일 예정이다. 중·소형 병원 이용 환자가 병상 악화로 상급종합병원으로 이송 시 대기 없이 환자를 받을 수 있도록 협력체계도 강화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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