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정신과 의사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환자가 입원한 지 17일 만에 숨진 사고가 뒤늦게 전해졌다.
26일 SBS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월27일 유명 정신과 의사가 운영하는 경기 부천의 한 정신병원에서 30대 여성 A 씨가 숨졌다.
당시 병원 1인실 폐쇄회로(CC)TV를 보면 사망 전날 오후 7시경 A 씨는 배를 움켜쥔 채 문을 두드리며 “나가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밤늦게까지 문을 두드리자 간호조무사와 보호사 등이 들어와 약을 먹인 뒤 A 씨를 침대에 묶었다.
이후 A 씨가 코피를 흘리고 숨을 헐떡이자 1시간 만에 결박은 풀어줬다. 하지만 병원 관계자들은 별다른 조치 없이 방에서 나갔다.
A 씨가 의식을 잃은 걸 확인한 직원들은 맥박을 재고 손발을 주무르다 5분 뒤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 계속 환자가 의식을 찾지 못하자 20분쯤 지나서야 제세동기를 사용했다.
결국 A 씨는 이날 숨졌다. 사인은 ‘가성 장 폐색’으로 추정됐다. 마약류 성분이 포함된 다이어트약 중독 치료를 위해 입원한 지 17일 만이었다.
유가족 측은 “유명한 정신과 의사고 중독 프로그램에 관해서 얘기했기 때문에 일부러 이곳에 찾아왔다”며 “누가 봐도 그 배가 이상한데, 병원에 데리고 가라고 해야 하는데, 죽는 그 시간까지 1인실에서 묶어 놓고 약만 먹였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입원 당시와 비교할 때 A 씨의 배는 심하게 부풀어 오른 상태였다. 유가족들은 병원 소속 내과 의사의 진료도, 다른 병원 치료 권유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병원 측은 “만성 변비 환자였고 복통 호소도 지속해서 한 게 아니라 장 폐색을 의심하기 어려웠다”고 SBS에 해명했다.
이어 “사고 당일 당직 의사가 호출 대기 중이었고, 평소 심폐소생술 등 사고 대응 교육도 진행해 왔다”며 “당시 대응에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현재 유가족으로부터 고발장을 접수한 경찰은 의료법 위반 등으로 병원 대표원장과 직원들을 입건하고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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