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받는 어르신, 800만명 첫 돌파…절반은 50만원도 못 받아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30일 12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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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 취업자 943만6000명 역대 최다
10명 중 7명은 “계속 일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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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을 받는 고령층이 매년 불어나 올해 처음으로 8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999년 국민연금이 전국으로 확대될 당시 40대였던 이들이 은퇴 나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금 수급자 절반은 한 달에 50만 원을 채 받지 못하고 있었다. 부족한 연금과 이른 은퇴 탓에 고령층 10명 중 7명은 일터에 더 남아있길 원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24년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올 5월 기준 국민연금 등 연금을 받는 55~79세는 1년 새 5.1% 늘어난 817만7000명이었다. 통계를 처음 내기 시작한 2008년 262만4000명에서 매년 불어나 16년 만에 800만 명대를 돌파했다. 전체 55~79세 인구 중 51.2%가 연금을 받는 것으로,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선 지난해보다 0.9%포인트 늘었다.

연금을 받는 고령층은 매달 평균 82만 원을 받았다. 1년 전(75만 원)보다 9.6% 올라 처음으로 80만 원을 넘겼다. 2015년(16.7%)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증가폭이다. 2015년에는 직전 해 하반기(7~12월)부터 월 20만 원 기초연금이 도입된 바 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평균 106만 원을 받아 처음으로 100만 원을 넘었고 여성은 57만 원을 받았다. 각각 1년 전보다 8.4%, 12.8% 증가한 수준이다.

다만 연금을 받는 고령층 45.7%는 매달 50만 원을 밑도는 액수를 받고 있었다. 지난해(50.7%)보다는 쪼그라들었지만 여전히 절반은 최저생계비도 안 되는 연금을 받는 셈이다.

이 때문에 노동시장에 더 머물길 원하는 고령층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앞으로 더 일하길 원하는 고령층은 1년 전보다 4.6% 늘어난 1109만3000명이었다. 고령 인구 10명 중 7명(69.4%)꼴로, 이 비중은 0.9%포인트 뛰었다.

일하고 싶은 이유로는 ‘생활비에 보탬(55.0%)’을 꼽은 경우가 가장 많았고 이어 ‘일하는 즐거움(35.8%)’, ‘무료해서(4.2%)’ 등 순이었다. 장래 희망하는 월급 수준은 200만 원 이상 250만 원 미만을 꼽은 경우가 19.4%로 가장 많았고 300만 원 이상(19.3%)이 두 번째로 많았다.

더 일하고 싶어 하는 고령층은 평균 73.3세까지 일하고 싶다고 답했다. 1년 전보다 0.3세 늘었다. 하지만 고령층이 가장 오래 일한 직장을 그만둔 나이는 평균 52.8세였다. 55~64세만 추려보면 평균 49.4세에 일터를 나왔는데, 그만둔 이유로는 사업부진·조업중단·휴·폐업(29.1%)이 가장 많았다. 명예퇴직·정리해고(11.7%)를 합치면 40%는 회사 사정으로 일터에서 밀려난 것이다.

한편 5월 고령층 취업자는 943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31만6000명 늘며 역대 가장 많았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노동시장에 참여하는 노인 인구는 나날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는 중이다. 고용률 역시 59.0%로 역대 가장 높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령자들의 경제활동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취업자 수, 고용률 등 모든 지표가 역대 최대 수준을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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