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갈 돈이면 일본을 여행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10명 중 8명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이달 2·3주 차 ‘주례 여행 행태 및 계획 조사’(매주 500명)와 함께 ‘옴니버스 서베이’를 진행해 제주도와 일본 여행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조사했다. 옴니버스 서베이는 특정 기간 본 조사에 문항을 추가해 일시적으로 시행하는 걸 말한다.
29일 발표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8%가 ‘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 간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고, 83%가 실제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반면 이 말을 들어본 적 없다는 응답자는 3%에 불과했다. 제주도 갈 돈으로 일본 여행을 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는 답변도 9%에 그쳤다.
응답자를 대상으로 3박4일 일정의 여행비용을 예상해 보게 한 결과 제주도가 86만 원, 일본은 110만2000원으로 일본이 1.3배였다.
그러나 실제 일본 여행비는 제주도의 2.2배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컨슈머인사이트의 지난해 1~10월 ‘주례 여행 행태 및 계획 조사’에서 두 지역 여행자의 평균 지출액은 제주도 52만8000원, 일본 113만6000원으로 2.15배였다.
실제 여행비와 비교한 예상 여행비는 일본의 경우 0.97배(-3만4000원)로 거의 일치했으나, 제주도의 경우 1.63배(+33만2000원)로 나타났다.
제주도 여행을 한 적 없는 사람일수록 일본과 제주도 여행 비용에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 중 지난 1년 내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적 있는 사람은 제주 여행비로 78만8000원을, 과거 한 번이라도 제주를 다녀온 적 있는 사람은 84만6000원을,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사람은 93만5000원을 예상했다.
이와 다르게 일본 예상 여행 금액은 각각 114만 원, 110만4000원, 109만9000원으로 방문 경험에 따라 차이가 거의 없었다. 오히려 여행 경험이 있고 최근에 가 본 사람일수록 조금씩 여행비가 더 들 것으로 예상한 점도 제주와 달랐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여행지 물가와 서비스에 대한 논란은 다반사지만 제주도는 유독 심하다. 최근 몇 달만 해도 ‘비계 삼겹살 논란’ 등 다양한 사례가 여론을 달구며 여행 심리를 얼어붙게 했다”며 “이는 일본 여행 붐과 맞물려 ‘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 간다’는 말이 정설인 것처럼 자리 잡게 했다. ‘제주도는 비싸다’는 오랜 선입견과 부정적인 뉴스의 확대 재생산이 만든 합작품으로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해결 방안 접근이 요구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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