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일본도 살인’ 사건 피의자 백 모 씨(37)의 신상공개 필요성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백 씨가 신경 정신질환자일 가능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방침이다.
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은 백 씨의 신상공개에 관해 법적 요건에 해당하는지 등을 실무적으로 살피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전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백 씨의 신병이 확보되면 검토할 방침이지만 실제 신상공개위 개최 가능성엔 확답하기 어렵다”고 했다. 경찰은 1일 백 씨를 구속해 신병을 확보했다.
경찰이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하면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정강력범죄법)에 따라 서울경찰청은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신상공개위)를 열어 범행 수단의 잔인성, 재범 가능성, 국민의 알 권리를 고려해 사안을 심의한다.
신상공개위는 경찰 내부위원 3명, 외부위원 4명 등 7명이 참여하는데 외부위원은 교육자, 변호사, 언론인, 심리학자, 의사, 여성범죄전문가로 구성된 인력풀에서 선정된다.
신상공개위가 공개를 결정하면 경찰은 당일 피의자의 얼굴과 이름, 나이를 공개한다.
다만 백 씨의 심신미약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경찰은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민적인 관심사가 높아 ‘알 권리’ 차원에서 신상공개의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신상공개 취지인 ‘예방 효과’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많기 때문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신경 정신질환자의 신상공개를 조심하라는 취지의 지침이 있다”며 “신상공개는 범죄 예방이 목적이므로 국민 알권리와 재범 방지, 범죄 예방 등 공익을 위한 것이어야 하는데 정신질환자의 신상을 공개함으로써 범죄 예방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신경 정신질환자라는 이유로 신상공개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더욱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씨는 1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와 “범행 당시 나는 멀쩡했고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나라를 팔아먹는 김건희 여사와 중국 사회를 처단하고자 이 일을 했다”며 중국과 김 여사 얘기를 여러 차례하는 등 이해하기 힘든 발언을 쏟아냈다.
경찰은 가족과 지인 등 참고인 조사를 거쳐 행적과 정신 병력 여부 등을 추가로 확인하고 정신 감정을 의뢰할지 검토 중이다.
백 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11시 30분쯤 은평구 아파트 단지 앞 정문에서 길이 120㎝ 일본도를 휘둘러 같은 아파트 주민 40대 남성 A 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잠시 담배를 피우려 외출했다가 일본도를 가지고 자신에게 다가온 백 씨를 신고하려다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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