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새벽 서울 중구의 한 지하보도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현장 인근에서 노점을 운영하는 70대 여성은 혀를 차며 이같이 말했다.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사건의 피의자 A 씨는 노숙인으로, 피해자인 60대 여성은 서울 중구청 산하 용역단체에 속한 환경미화원으로 파악됐다. 주변 상인들은 청소노동자의 사망에 일제히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 중인 60대 남성은 “피해자가 원래 이 시간 되면 시장 화장실에 오곤 하는데, 오늘은 보이질 않는다”고 착잡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청소노동자의 ‘안전’ 문제가 다시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의 청소노동자가 ‘새벽’ 시간에 일해야 했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청소노동자의 경우 일반 직장인이 출근 전에 청소하는 경우가 많다”며 “청소 업종은 ‘필수노동’으로 분류되지만, 그럼에도 처우가 열악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뉴스1 취재 결과 사건이 일어난 지하보도에서 노숙인들과 청소노동자가 종종 다투곤 한다는 증언이 나왔다.
사건이 발생한 지역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 중인 70대 여성은 “청소노동자들이 오전 5시부터 청소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나와라’는 말을 듣고 노숙인이 홧김에 범행한 것으로 들었다”고 설명했다.
노숙인 관련 범죄 대책에 대해서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특정 장소를 낙인화하는 것은 옳지 못하지만, 예방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며 “결국 우범지역에 대한 경찰의 순찰이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구체적으로 “지구대 파출소 관할 지역 내에 우범 지역이 있다면 순찰도 자주 하고. 흉기 소지 여부도 수시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앞서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2일 오전 8시48분쯤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및 서울역 근처에서 살인 혐의로 70대 남성 A 씨를 체포했다. 같은 날 오전 5시11분쯤 서울 중구 숭례문광장 인근 지하보도에서 “누군가가 피를 흘린 채 쓰러졌다”는 신고를 접수한 지 3시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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