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고려대 등 수도권 명문대를 중심으로 연합동아리를 결성해 마약을 유통·투약한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주범 A 씨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KAIST 대학원에 재학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부장 남수연)는 주범인 동아리 회장 30대 A 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대마), 특수상해, 성폭력처벌특례법위반(촬영물등이용협박), 무고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5일 밝혔다. 동아리 임원으로 활동한 20대 등 3명은 구속 상태로, 나머지 회원 2명은 불구속기소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2022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약 1년간 항정신성의약품과 대마를 매매하고 투약한 혐의 등을 받는다. 마약을 투약하기만 한 나머지 대학생 회원 8명은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됐다. 피의자 14명은 모두 서울·수도권 내 주요 명문대 13개 대학교의 재학생으로 확인됐다.
A 씨는 2021년 연합 동아리를 결성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해당 동아리에 가입하면 고가 외제차·고급 호텔 등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이후 호화 파티와 술자리를 열어 회원을 모집했고, 서울 소재 아파트를 임차해 동아리 회원들의 모임 장소로 제공하기도 했다. 해당 동아리는 단기간에 회원 약 300명을 거느린 전국 기준 규모 2위 동아리가 됐다.
이후 해당 동아리는 A 씨의 ‘수익 사업의 장’으로 전락했다. A 씨는 ‘대마’를 시작으로 신종 마약까지 회원들에게 제공하며 마약의 강도를 단계적으로 높여 중독으로 몰아갔다. 마약 투약은 호텔, 놀이공원, 해외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루어졌다. A 씨는 남성 회원들과 유흥업소 여종업원들을 고급 호텔 스위트룸에 초대해 집단으로 마약을 투약하기도 했다.
A 씨는 마약 매수를 ‘공동구매’라고 지칭했다. 그는 텔레그램을 통해 만난 마약 딜러에게 가상화폐로 마약 대금을 지불했다. 20대 대학생 임원 B 씨와 C 씨는 매수자금을 분담하는 식으로 참여했다. A 씨는 동아리 회원들에게 마약을 판매하면서 건당 10만 원 이상의 차액을 남겼다. 지난해에만 최소 1200만 원 상당의 마약을 매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의자들이 텔레그램 정보 채널을 통해 마약 수사에 대비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들은 ‘휴대전화 포렌식 대비, 모발 탈·염색’ 등에 대한 정보를 찾아 활용했다. 이 채널에는 피의자들 외에도 9000명 이상이 가입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대검찰청과 공조해 해당 채널 운영자 등을 추적 수사 중이다.
앞서 A 씨는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던 중이었다.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A 씨의 수상한 계좌 거래 정황을 발견했고, 수사에 착수해 이번 사건에 해당 연합동아리가 연루된 사실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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