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전기차 화재 우려에…인천, 모든 아파트에 질식소화포 보급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8월 7일 15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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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소방본부가 지난 1일 오전 6시15분쯤 서구 청라동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전기차량 화재와 관련 관계기관과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있다.2024.8.2 뉴스1
1일 인천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할 당시 지하주차장 내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소방당국이 화재 원인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인천시는 내년까지 모든 아파트에 ‘특수 담요(질식소화포)를 보급하는 등 전기차 화재 위험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7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달 1일 전기차 화재가 난 인천 청라국제도시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선 당시 스프링클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화재 초기 확산을 막을 수 있었던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으면서 전기차 한 대에서 시작된 불이 인근 차량으로 옮겨 붙어 차량 140여 대가 불에 타고 아파트 전체 1581가구의 수도 공급이 끊어지는 사태로 이어졌다.

소방당국은 아파트 화재 수신기를 확보해 디지털포렌식을 실시하는 등 스프링클러 미작동 원인 파악에 나섰다. 화재 수신기는 불이 났을 때 화재 감지기로부터 각종 신호를 받은 기록을 저장하고 있어 당시 화재 감지 신호가 정상적으로 전해졌는지, 누군가 임의로 조작을 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6월 아파트 측이 실시한 자체 소방점검에서는 지하주차장 내 스프링클러가 정상 작동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파트 측은 1년에 두 번 자체 점검을 실시해 소방당국에 결과를 제출해야 하는데, 올 상반기(1~6월) 점검에서는 스프링클러가 정상 작동한 것으로 보고됐다고 한다.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불이 난 이달 1일 전후의 기록을 분석하고 있다”며 “분석을 통해 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는지, 소방 관련 법 위반 여부가 있는지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화재 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인천시는 내년까지 인천 내 1682개 모든 아파트 단지에 차량용 질식소화포를 1개씩 보급할 방침이다. 특수 담요로 불리는 질식소화포는 차량 전체를 모두 덮어 산소 유입을 차단하는 장비다.

시는 당초 지난달 시행된 ‘환경친화적 자동차 전용주차구역의 화재예방 및 안전시설 지원에 관한 조례’를 근거로 5년간 전체 아파트에 질식소화포를 보급할 계획이었는데, 최근 발생한 청라 전기차 화재를 계기로 시기를 앞당겨 내년에 모두 보급하기로 했다. 시는 내년 본예산에 관련 예산 24억 원을 편성할 예정이다.

한편 전기차에서 불이 시작된 원인을 조사 중인 경찰은 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2차 합동감식을 통해 발화 차량에서 배터리 팩 등 주요 부품을 분리해 정밀 감식을 의뢰할 계획이다.

#전기차 화재#특수 담요#질식소화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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