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청년 약 80%는 부동산 등 재산과 소득의 불평등이 심각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쟁·불평등과 공정성 문제로 느끼는 청년의 사회적 불안은 5점 만점에 4점 수준으로 높았는데, 특히 공정성 불안을 많이 느끼는 청년일수록 불평등이 심각하다고 느끼는 비율이 높았다.
청년 세대의 사회적 불안 경험은 가족 형성기에 결혼과 출산 기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불평등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8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의 ‘보건복지포럼 7월호’에 따르면, 곽윤경 부연구위원은 지난 2020년 보사연이 수행한 ‘한국의 사회적 불안과 사회보장의 과제-청·중년의 사회적 불안’ 보고서에서 만 19~34세 청년 1793명의 응답을 따로 분석해 사회적 불안 정도를 집계했다.
사회적 불안이란 사회적 요인으로 다수의 사회 구성원이 경험하는 불안 정서를 의미한다. 보고서에서는 청년의 사회불안을 △공정성 △경쟁·불평등 △정부 신뢰 △안전 △적응·도태의 5가지 영역으로 구분해 5점 만점으로 측정했다.
그 결과 청년들은 경쟁·불평등 불안(4.14점)과 공정성 불안(3.92점)을 유독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 정부 신뢰 불안(3.54점), 안전 불안(3.48점), 적응·도태 불안(3.33점) 순이었다.
청년의 경쟁·불평등 및 공정성 불안 수준은 부모의 교육수준, 재산이 낮을수록 더 커졌다.
경쟁·불평등 불안의 경우 부모의 교육 수준이 중졸 이하인 집단은 4.23점, 고졸은 4.16점, 대졸 이상은 4.12점이었다. 또 재산 상태가 하인 경우는 4.25점, 중 4.06점, 상 4.03점으로 나타났다.
공정성 불안은 부모 교육 수준이 중졸 이하인 경우 4.06점, 고졸 3.94점, 대졸 이상 3.87점이었고, 재산이 하인 집단은 4.06점, 중 3.81점, 상 3.75점이었다.
청년에게 △교육 기회 △취업 기회 △승진 기회 △소득 △부·재산 5가지 분야의 불평등 인식 수준을 물은 결과, 81.3%는 부·재산의 불평등이 심각하다고 응답했고, 소득 불평등도 78.8%로 높았다.
그 외 취업 기회(64.1%), 승진 기회(62.2%), 교육 기회(51.1%) 순이었다.
보고서는 이러한 불평등의 영역별 인식과 공정성 불안의 관계에 주목했다. 청년의 불평등 심각성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과 미래 불확실성의 문제는 공정성 인식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공정성 불안이 3.5점 이상으로 ‘상’인 집단 중 부·재산과 소득 불평등이 심각하다고 여기는 비율은 각각 91.2%, 88.3%에 달했다.
공정성 불안이 3.0점 미만으로 ‘하’인 집단 역시 각각 55.1%, 49.1%가 불평등이 심각하다고 생각했다.
공정성 불안이 높은 집단에서 세대 내, 그리고 세대 간 사회이동성에 대해 부정적인 응답은 각각 66.1%, 73.2%였다. 이는 긍정적이라고 응답한 비율(33.9%, 26.8%)의 2~3배 수준이었다.
공정성 불안이 낮은 집단에서는 세대 내, 세대 간 이동에 대해 긍정적인 응답(57.9%, 52.3%)이 많았으나, 부정적인 응답(42.1%, 47.7%)과는 5~15%포인트(p) 정도밖에 차이 나지 않았다.
곽 부연구위원은 “이러한 불평등 인식이 청년의 삶의 단기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넘어 가족 형성이라는 중장기 이슈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불평등 인식은 생애주기상 어렸을 때부터 주변으로부터 축적된 불공정한 경험과 연결돼 있다”며 “성장기에 경험할 수 있는 불공정 경험을 줄이고, 사회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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