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남성 주민 1명이 북한과 최단거리 기준으로 2.5km 떨어진 인천 강화군 교동도 북측의 한강 하구 중립 수역을 통해 8일 귀순했다. 교동도에는 우리 군이 지난달부터 서부∼동부 등 전 전선에서 전면 시행 중인 대북확성기가 운영되고 있어 이 주민이 최근 재개된 확성기 방송의 영향을 받아 귀순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이번 귀순 사실 확인을 요청한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면서 “(군이) 출발 지점부터 계속 감시해서 귀순을 유도한 성공적인 작전”이라고 밝혔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이른 아침 교동도 북측 한강하구 중립수역에서 북한 주민으로 추정되는 2명이 우리 군 감시장비 등에 식별됐다. 중립수역은 별도의 군사분계선이 없는 완충구역으로 유엔군사령부가 관할한다. 이들은 강물이 빠져 갯벌이 드러날 때를 이용해 갯벌에 몸이 일부 빠진 상태로 걸어왔고, 우리 군당국은 이를 밀착 감시했다고 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2명 중 1명만 교동도 방향으로 와 해병대 병력에 귀순 의사를 밝혔다. 2명 중 1명은 군 감시장비 화면상에서 갑자기 사라졌는데, 이 때문에 정부 일각에서 귀순을 시도하다 갯벌 등에 빠지며 변을 당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정부 소식통은 “사라진 1명이 우리 측으로 들어오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고 했다.
이번에 귀순한 주민은 남성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 등 관계 당국은 이 귀순 주민을 상대로 북한군 여부 등 자세한 신상과 정확한 탈북 경위 및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교동도는 북한과 짧게는 2.5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가청거리가 20km가 넘는 것으로 알려진 대북확성기 방송이 지난달 21일부터 실시되고 있는 만큼 이 방송이 이번 귀순 결심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017년에도 한강 하구를 통한 ‘수영 귀순’이 발생하는 등 북한과 지척에 있는 교동도는 단골 귀순 루트로 꼽힌다.
북한 주민이 귀순한 건 공개된 사안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북한 주민 4명이 동해에서 소형 목선을 타고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이후 10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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