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폭연’ 팬계정도 버젓이…범죄 동조 막을 길 없는 SNS

  • 뉴시스
  • 입력 2024년 8월 10일 0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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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릉이 타고 난폭 운전' 따폭연 운영 고등학생 검거
SNS 상에는 '따폭연 팬계정' 등 유사 계정 남아있어
"우쭐할 만한 무용담처럼…잘못됐단 인식 심어줘야"

ⓒ뉴시스
따릉이를 타고 난폭 운전을 하는 ‘따릉이 폭주 연합(따폭연)’ 운영자가 검거됐지만, 여전히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따폭연’ 팬을 자칭하는 등 유사 계정이 남아 있는 상태다.

청소년 범죄가 접근성 낮은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이를 모방하거나 동조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유사 범죄가 또다시 발생할 수 있어 이를 규제하기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지난 8일 따폭연 SNS 운영자인 고등학생 A군을 검거했다. A군은 10대 또래 청소년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 쉽게 접근 가능한 인스타그램을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A군은 SNS를 통해 지난 4일 오후 6시께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일대에서부터 용산까지 폭주행위 집결을 예고하는 게시글을 작성한 혐의를 받는다. 강남구 학동사거리 인근에서 폭주행위도 계획했으나, 실행까지 옮겨지지 않았다.

그간 수사를 이어온 경찰은 A군에게 형법상 특수협박죄 등의 법률 검토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따폭연 관련 뉴스가 언론에 집중 보도되면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 대규모 경찰력이 동원됐고, 사회적 불안으로 신고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A군은 경찰에 적발되자 SNS에 짧은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사과문에서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않을 것이며 벌을 받겠다”며 “저로 인해 어린 친구들에게 이런 일이 확산된 것에 대해 제 자신이 원망스럽고 너무 부끄럽다”고 썼다.

이 게시물에는 A군을 옹호하거나 응원하는 내용의 댓글이 다수 달렸다. SNS 상에서도 ‘따폭연 팬계정’이나 ‘포항 따폭연’, ‘고양 따폭연’ 등 지역 명칭을 단 계정 등 이를 동조하거나 모방하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또래 사이에서의 ‘과시욕’이 SNS라는 매개체를 통해 드러난 결과라고 봤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소년들끼리 ‘우쭐할 만한’ 무용담처럼 여겨지지만,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이같은 행동이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범위를 넘어섰다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줘야 한다”며 “처벌이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처벌 없이는 모방 범죄가 잇따를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설 교수는 “사회적 용인 범위를 넘어섰다는 인식 없이는 모방 행동이 발생할 수 있다. 제주도 방파제에서 다이빙해 목숨을 잃는 사례가 늘었다고 한다. 비슷한 경우”라고 부연했다.

인스타그램은 자체 가이드라인을 통해 자극적이거나 폭력적인 장면을 포함한 동영상, 위협이나 혐오 발언을 포함한 콘텐츠, 대중이나 개인의 안위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 등을 규제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무조건적인 규제나 처벌이 ‘대안’은 아니라는 제언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일괄적인 규제가 ‘표현의 자유’와도 상충하고 반발로 이어질 수도 있는 만큼, 미성년자에 대한 지도를 통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창남 경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대학원 교수는 “(SNS가) 젊은 세대들에게 하나의 배출구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사회가 건전하게 해소할 수 있도록,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 규제나 처벌은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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