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황제’로 불렸던 1세대 원로 주먹 신상현 씨가 10일 오전 향년 9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빈소에는 전국에서 몰려든 건장한 남성들 탓에 경찰까지 배치됐다.
11일 오후 5시경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에는 검은색 양복 차림의 건장한 남성 60여 명이 줄지어 서 있었다. 빈소 앞에는 화환 100여 개가 늘어섰고 분향실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 등의 리본이 달린 조기(弔旗)가 놓였다가 논란 끝에 철거됐다.
신 씨는 1950∼1970년대 서울 명동을 거점으로 활동하며 김두한, 이정재, 시라소니(본명 이성순) 등과 함께 ‘전국구 주먹’으로 불렸다. 1932년 서울 종로구 관수동에서 태어난 그는 1953년 대구 특무부대에서 1등 상사로 전역한 경력 때문에 ‘신상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1954년 상경해 명동 중앙극장 옆을 근거지로 삼아 ‘신상사파’ 두목으로 활동했다. 은퇴 후에는 외제차 사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까지 빈소에는 1500명이 넘는 조문객이 오갔다. 시라소니의 아들 이의현 목사, 배우 이동준 씨도 빈소를 찾았다. 스스로를 ‘명동파 후계자’라고 밝힌 장례위원장 홍인수 씨(72)는 “1974년부터 고인을 보좌했다. 의리가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사복 경찰 50여 명을 장례식장 곳곳에 배치했다. 발인은 12일 오후 1시 30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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