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들이 해고 위협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회사에서는 사장으로부터 사귀자는 제안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또는 도시락을 싸 왔다고 해고를 통보한 경우도 있었다.
직장갑질119는 지난해부터 1년간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 노동자들에게 받은 제보 46건을 분석한 결과, 전체 상담 내용 중 해고 관련 상담이 58.6%(27건)로 확인됐다고 11일 밝혔다.
2023년 1월 이후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실직한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는 17.5%로, 300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8%)의 두 배가 넘는다. 5인 미만 사업장은 해고와 관련해 직원들을 보호할 수 있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이같은 경우가 발생한다.
근로기준법 미적용으로 인해 소규모 업체 근로자들이 겪은 부당한 해고 사례 또한 이어졌다. 지난해 10월 A 씨는 직장갑질119에 “식비를 아끼고 싶어 점심 도시락을 싸 왔더니 ‘네 마음대로 할 거면 나가라’며 해고를 통보받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B 씨는 “사장이 내게 호감을 느낀다며 교제를 요청했다”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갑자기 내게 그만둘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에 관한 근로기준법 조항(제76조) 또한 5인 미만 사업장에선 적용되지 않는다. 지난 3월 병원에서 근무하던 C 씨는 “원장이 환자들 앞에서 늘 소리를 지르고,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해도 준비가 미흡하다고 성질을 냈다”며 “불안과 불면증으로 불안장애 약을 먹어야 할 정도로 심장이 뛰어 미칠 것 같았다”는 내용의 제보를 했다.
직장갑질119가 지난 5월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83.9%가 ‘5인 미만, 특수고용 등 모든 노동자에 대해 근로기준법을 전면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갑질119 5인미만사업장특별위원회 위원장 신하나 변호사는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에게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아 생기는 폐해가 무척 크다”며 “수당 조항이 적용되지 않아 임금의 차별이 생기고, 연차휴가가 없어 휴식권이 보장되지 않는다. 직장 내 괴롭힘 조항이 적용되지 않아 괴롭힘에 무방비하게 노출되어 있고, 부당해고 조항이 적용되지 않아 해고가 자유롭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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