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임신했다고 ‘이 수술’?…오히려 조산위험 높인다

  • 뉴시스
  • 입력 2024년 8월 12일 10시 07분


코멘트

자궁경부 2.5cm이상 자궁경부결찰술 쌍둥이 임신부
34주미만 조산위험 4배…임신부 상태 신중한 평가를

ⓒ뉴시스
쌍둥이 출산의 약 절반은 임신 37주 내 분만하는 조산이다. 쌍둥이 임신부의 자궁경부 길이가 2.5cm보다 길면 자궁경부를 원형으로 묶는 자궁경부결찰술이 오히려 조산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정진훈 교수팀은 대한모체태아의학회 다태임신연구회를 통해 2019년 1월부터 2021년 6월까지 국내 10개 상급종합병원에서 분만한 쌍둥이 임신부 2638명 중 임신 24주 이전 측정한 자궁경부 길이가 2.5cm를 넘는 산모 1,339명을 대상으로 자궁경부결찰술 여부와 실제 조산 여부를 연구 분석한 결과를 12일 밝혔다.

국내 결혼·임신 연령이 높아지면서 시험관 시술을 통한 임신이 크게 늘어나고 있고 이로 인해 최근 쌍둥이 임신도 크게 증가했다. 조산 위험을 줄이기 위해 단태아 임신부의 경우 과거 조산 경험이 있으면서 임신 24주 이전 자궁경부 길이가 2.5cm보다 짧으면 자궁경부결찰술을 시행할 수 있다.

연구 결과 임신 24주 이전 자궁경부 길이가 2.5cm 이상인 쌍둥이 임신부 중 자궁경부결찰술을 받은 임신부의 조산률이 오히려 높았다.

재태 기간(임신 기간)은 평균 2주 짧았으며, 조산 중에서도 미숙아 합병증 발생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임신 34주 미만 조산 비율이 4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24주 이전 자궁경부 길이가 2.5cm를 넘으면서 자궁경부결찰술을 받지 않은 산모(1,320명)의 평균 재태 기간(임신 기간)은 35.9주인 반면 자궁경부결찰술을 받은 산모(19명)는 평균 33.8주로 오히려 2주 가량 짧았다.

또 임신 34주 미만 조산율을 분석한 결과 자궁경부결찰술을 받지 않은 산모는 10.8%인 반면 자궁경부결찰술을 받은 환자는 42.1%로 약 3.9배 높았다.

신생아 감염과 심할 경우 신생아 뇌병변, 산모 패혈증 등 태아와 산모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융모양막염 발생률도 자궁경부결찰술을 받지 않은 산모는 약 9.7%였던 반면 자궁경부결찰술을 받은 산모는 약 33.3%였다.

정 교수는 “쌍둥이 임신부는 조산에 대한 걱정이 클 수밖에 없고 쌍둥이 자궁경부결찰술의 적응증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다보니, 쌍둥이 임신이라는 이유로 자궁경부가 짧지 않아도 미리 조산을 예방하기 위해 불필요하게 자궁경부결찰술이 시행되는 경우가 있다”며 “임신 24주 이전 자궁경부 길이가 2.5cm 이상으로 짧지 않을 때 자궁경부결찰술을 실시하면 오히려 산모와 태아에게 해가 될 수 있어 임신부 상태를 신중하게 평가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모체태아의학회 다태임신연구회 지원을 받아 진행된 다기관 연구로, 국제학술지인 ‘모체-태아, 신생아 의학저널(The Journal of Maternal-Fetal & Neonatal Medicine, IF=1.7)’에 최근 실렸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