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 관중석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분장한 중국계 호주인 남성이 경기장에서 퇴장당하고 프랑스 경찰에 구금된 소식이 전해졌다.
10일(현지 시각) ‘하워드 X’라는 가명을 사용하는 하워드 리는 X(구 트위터) 계정에 김정은처럼 꾸미고 찍은 영상과 “영상을 찍고 경찰에 구금됐다. 하지만 우린 어떤 법률도 위반하지 않았다”는 글을 게시했다.
스페인과 프랑스 축구 결승 경기 관중석에 리의 옆엔 트럼프를 코스프레한 다른 남성이 있었는데 그도 함께 퇴장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리는 “방금 구금에서 풀렸는데 그들은 나와 ‘트럼프’를 수색하고 여권을 확인한 뒤 스페인과 프랑스 경기가 열리던 파르크 데 프랭스 경기장에서 쫓아냈다”고 전했다. 그는 6명의 보안요원에 의해 끌려가 나머지 경기를 볼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분장한 ‘김정은’과 ‘트럼프’가 쫓겨난 이유는 ‘정치적 의사 표현’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스포츠의 정치 중립을 위해 헌장 50조에 정치적·종교적·인종적 선동을 올림픽 경기장과 시설 등에서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리는 경찰에 풀려난 뒤 올림픽 폐회식에서도 김정은 분장을 하고 ‘곰돌이 푸’ 인형을 들고 참석했다. 11일(현지 시각) “푸 인형과 함께 중국팀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북한팀과는 달리 중국팀 중 일부가 웃는 것을 봐서 좋다”고 게시했다. 곰돌이 푸는 중국 시진핑 주석과 닮은 꼴로 유명한 캐릭터다.
리의 이런 행동은 이번 올림픽에서만 있던 것은 아니다. 과거에 지속적으로 김정은 분장을 하고 국제 행사에 나타나 유명해진 인플루언서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6월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에도 김정은 분장을 하고 등장해 이목을 끌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