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의협)는 임신 36주 차 여성에게 낙태(임신 중단) 수술을 진행한 병원장을 엄중히 징계하겠다고 강조했다.
12일 의협은 “해당 여성에게 낙태 수술을 한 모 회원을 13일 상임이사회 의결을 통해 중앙윤리위원회 징계심의에 회부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임신 36주 차 태아는 잘 자랄 수 있는 아기로, 이를 낙태하는 행위는 살인 행위와 다름없다”며 “언제나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의사가 저지른 비윤리적 행위에 더욱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료계 전체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부 회원들의 비윤리적 행위에 대해 강력히 대처해 적절한 처분이 내려지도록 하겠다”며 “높은 윤리의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다수 선량한 회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해 전체 회원의 품위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현택 의협 회장도 이날 소셜미디어에 “천인공노할 일”이라며 “해당 병원장에 대해 의협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엄히 징계하고 사법처리 단계에서도 엄벌을 탄원하겠다”고 적었다.
앞서 지난 6월 27일 유튜브에 ‘임신 36주 차 낙태 브이로그’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을 게시한 20대 여성 유튜버는 병원 2곳에서 낙태 수술을 거절당한 뒤 다른 지역으로 가서 900만 원을 내고 수술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영상으로 인한 파장이 커지자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12일 이 여성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경찰은 지방에 거주하는 이 여성과 수도권 한 병원을 특정해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에 걸쳐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임경우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논란이 됐던 유튜브 낙태 영상에 조작은 없었다. 실제 일어난 일”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 여성과 낙태 수술을 한 병원장을 살인 혐의로 입건했다. 2019년 4월 형법상 낙태죄는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면서 처벌 효력이 없다.
경찰은 의료법 위반 혐의 적용도 검토 중이다. 당시 수술실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개정 의료법에 따르면 전신·수면 마취 등으로 의식이 없는 환자를 수술하는 의료기관은 수술실 내부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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