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억 원가량의 부당대출을 받은 것으로 확인된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이 ‘우리은행 명예지점장’ 명함을 들고 활동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손 전 회장의 손위 처남인 김모 씨는 신도림동금융센터, 선릉금융센터 등에서 ‘명예지점장’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활동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명예지점장 제도는 현직 지점장을 도와 해당 지점뿐만 아니라 우리은행 본점 자체를 홍보하는 역할을 맡는다. 해당 지점과의 거래 관계를 비롯해 은행에 대한 홍보 의지, 애정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하며 현재 301명이 활동 중이다.
문제는 김 씨가 은행이 공식적으로 임명한 ‘명예지점장’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김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은행 임모 본부장이 도와달라고 해서 회장(명예지점장)을 했다”면서 “해당 점포는 영업 1등을 했다”고 말했다. 임 본부장은 손 전 회장 친인척에게 616억 원의 대출 상당 부분을 내주는 데 관여한 인물이다.
이와 관련해 우리은행 측은 “김 씨를 공식적으로 명예지점장으로 검토하거나, 선정한 이력이 없다”면서 “사칭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금융감독원 측은 “본부의 승인을 얻어서 내주는 개념인데, 우리은행은 지점에서 임의로 명함을 파준 것 같다고 설명해왔다”고 전했다.
한편 우리은행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손 전 회장 친인척 대출 건에 대한 금감원 보고가 4개월 지연됐다는 지적에 대해 “1~3월 자체 검사 당시 임 전 본부장의 귀책 사유를 확인했으나 심사 소홀 외 뚜렷한 불법행위가 발견되지 않아 금융사고로 보지 않았고,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 시행세칙’에 근거해 금감원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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