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번호 등 개인정보 무단 조회
2004년 발생한 ‘경남 밀양 집단 성폭력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을 잇따라 공개한 혐의로 구속된 ‘사이버렉카’ 유튜버의 아내가 공범으로 구속됐다. 유튜버의 아내는 공무원 지위를 이용해 가해자 등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조회해 남편에게 불법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충북 괴산군 소속 공무원 A 씨(30대)를 전날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A 씨는 밀양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와 가해자 가족 등의 주민등록번호와 주소 등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조회해 유튜브 채널 ‘전투토끼’의 운영자이자 배우자인 B 씨(30대)에게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B 씨는 제공받은 정보를 토대로 6월부터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가해자 여러 명의 신상을 당사자 동의 없이 무분별하게 공개했다. 경찰은 7일 B 씨를 구속해 수사하는 과정에서 A 씨의 공모 혐의를 확인했다.
올해 초 결혼한 이들 부부는 큰 수익을 얻기 위해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사이버렉카 유튜버인 ‘나락보관소’가 6월 1일 가해자들의 신상을 먼저 공개하면서 조회수가 폭발하자 폭로전에 가세했다. 일부에게는 자신에게 사과 영상을 보내지 않으면 가족의 신상을 공개할 것이라며 협박하고 강요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을 통해 A 씨 부부의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 등 신상 공개와 관련해 경찰에 접수된 고소·고발은 13일 기준 총 618건이다. 경찰은 수사 대상자 314명 중 14명을 송치했다. 유튜버 ‘나락보관소’는 아직 수사 중으로 포함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나머지 수사 대상자들에 대해서도 원칙에 따라 계속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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