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구직자 중 절반 가량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이력서를 작성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만큼 고용 시장 전반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여러 대기업들이 AI 사용 시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공표했지만, 유료 AI 서비스를 사용하는 경우 사람이 쓴 것과 구분하기가 어려워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는 영국 스타트업 칸바가 5000명의 글로벌 구직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45%가 생성형 AI를 사용해 이력서를 작성하거나 수정했다고 보도했다. HR 컨설팅 기업인 뉴로사이트가 1500명의 학생 구직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역시 57%가 이력서 작성을 위해 오픈AI의 생성형 AI ‘챗GPT’를 사용했다고 답했다.
챗GPT를 이용해 손쉽게 이력서를 쓸 수 있게 되면서 최근 국내외 고용 시장에는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국내 대기업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지원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AI를 활용한 성의 없는 이력서도 많아 검토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특히 유료 AI 서비스를 이용한 경우는 실제 사람이 쓴 것과 구분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했다.
이런 이유로 딜로이트, EY, PwC, KPMG 등 글로벌 빅4 회계법인은 AI를 이용한 지원서 작성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설문 조사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 역시 약 65%가 이력서에 AI 사용 시 불이익을 주겠다고 답했다.
고용 시장에서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사용 여부를 알 수 있게 하는 ‘워터마크’ 기술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IT 업계 관계자는 “인재 채용은 회사 경쟁력과 직결되는 일인만큼 신중해야 한다”며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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