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마비 앓으면서 OTT 기업 창업자, 강남세브란스에 3000만원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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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8월 16일 11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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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웅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재활센터 소장이 선천적 척수성 근위축증을 앓고 있는 신형진 씨를 진료하고 있다. (병원 제공)
강성웅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재활센터 소장이 선천적 척수성 근위축증을 앓고 있는 신형진 씨를 진료하고 있다. (병원 제공)
온몸의 근육이 퇴화해 현재는 눈동자만 움직일 수 있는 선천적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가 7년 동안 모은 3000만 원을 중증 호흡 질환자들에게 기부해 감동을 주고 있다.

16일 강남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척수성 근위축증으로 태어날 때부터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 신형진씨가 지난 14일 호흡재활센터에 3000만 원을 기부했다.

신 씨는 희귀질환을 앓고 있음에도 애니메이션 OTT 기업을 창업해 운영하고 있다. 이번 기부금도 신 씨가 받은 급여를 모아 마련한 것이다.

신형진 씨의 모친 이원옥 씨(왼쪽에서 네 번째)가 지난 14일 강남세브란스병원에 기부금 3000만 원을 전달했다. (병원 제공)
신형진 씨의 모친 이원옥 씨(왼쪽에서 네 번째)가 지난 14일 강남세브란스병원에 기부금 3000만 원을 전달했다. (병원 제공)
신 씨의 이러한 행보는 같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겐 희망으로 다가온다.

척수성 근위축증은 온몸의 근육이 평생에 걸쳐 퇴화하는 병으로 병이 진행되면 호흡을 담당하는 근육마저 약해져 숨쉬기조차 쉽지 않기 때문이다.

병이 악화화면 결국 기관 절개를 통해 인공호흡기에 의지하게 된다. 일상생활은 거의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이에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재활센터 소장인 강성웅 교수는 국내 최초로 호흡재활치료를 도입해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를 돌봐왔다.

호흡재활치료는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에겐 생명줄이나 다름없다.

호흡 근육을 단련해 환자가 스스로 호흡하도록 도와 기관 절개를 피할 수 있어 포기한 학업을 이어가거나 기업에 취직하기도 한다. 환자의 삶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신 씨 역시 호흡재활센터와 인연을 맺은 후 호흡재활을 계기로 학업을 이어왔다.

온몸이 마비 상태고 움직일 수 있는건 눈동자뿐이지만 호흡재활 치료로 인공호흡기 사용 시간을 줄여올 수 있었다.

신 씨는 힘든 과정을 이겨내고 박사과정을 수료해 공동 창업으로 애니메이션 OTT 회사까지 일궈냈다.

신 씨는 “살아오면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 제가 받은 사랑을 주변에도 흘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호흡재활을 앞둔 다른 환우분들도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주치의인 강성웅 교수는 “호흡재활이 누군가의 희망이 되고 또 다른 희망을 키우는 상황이 감격스럽다”며 “힘든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고 역경을 이겨낸 신 씨의 이야기가 신경근육계 희귀난치질환을 향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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