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대 증원 회의록 작성 의무 없어” 野 “중요한 회의, 기록 남겼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8월 16일 20시 57분


코멘트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 증인들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의대 정원 증원에 따른 의과대학 교육 점검 연석 청문회에 참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 증인들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의대 정원 증원에 따른 의과대학 교육 점검 연석 청문회에 참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16일 국회 교육위원회·보건복지위원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의과대학 교육 점검 연석 청문회’에서 논란이 된 의대 학생 정원 배정위원회(배정위)를 둘러싼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회의록 작성 의무’와 ‘회의록 존재와 폐기 여부’다. 정부는 배정위 회의록을 작성할 의무가 없으며 이에 따라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반면 야당은 중요한 의사 결정에 대한 회의록을 남기지 않았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교육부가 중요한 기록을 폐기했다고 맞섰다.

● 정부 “배정위 회의록 작성 의무 없어”

당초 교육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이 회의를 주재한 배정위원장을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교육부가 ‘배정위원은 익명이 원칙’이라며 난색을 표해 대신 배정위 회의 내용을 알 수 있는 회의 기록을 제출받는 조건으로 증인 채택을 철회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이미 공개된 바 있는 12페이지짜리 요약 자료만 제출했고, 야당 의원들은 “교육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반발했다.

교육부는 배정위가 공공기록물관리법상 회의록 의무 작성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회의 결과를 정리한 자료는 제출했다”며 “회의 결과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있었던 상세한 자료들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오 차관은 ‘배정위 회의록 파기는 누구의 결정이냐’는 질문에 “회의록 파기가 아니다. 참고했던 자료들은 행정상 보관하지 않는 것으로, 파쇄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 야당 “굉장히 중요한 회의, 기록 남겼어야”

야당은 배정위에서 의대 정원 2000명 증원분에 대한 배정이 이뤄진 만큼 회의 참석자, 결론 도달 경위 등이 기록에 남아 있어야 한다고 맞섰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은 “배정위는 굉장히 중요한 회의였다”며 “당연히 기록을 남겨야 됐음에도 불구하고 합의하에 내용을 파기했다는 것이냐”고 했다. 이에 오 차관이 “배정 운영 기간 중에 한 것으로 안다”고 답하며 ‘회의록 폐기’ 논란이 시작됐다. 논란이 불거지자 오 차관은 “회의 진행 과정에서 제공됐던 자료들 중에 논란이 있을 수 있는 부분은 폐기했다”고 설명했다.

야당은 오 차관이 오전과 오후에 답변을 다르게 하고 있다며 신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오전에는 협의 내용을 파기했다고 했는데, 오후에는 참고자료라며 말을 바꿨다는 것이다.

오 차관이 폐기했다고 밝힌 자료는 배정위 회의 내용을 교육부 직원이 수기로 메모한 자료와 배정 과정에서 참고하기 위해 받은 회의 참고자료로 보인다.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은 “손으로 기록했다는 수첩도 다 파쇄한 거냐”는 문정복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그렇다. 파쇄했다”고 답했다.

● 정부, 배정위 재구성 제안에 ‘거절’

야당은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배정을 다시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김영호 교육위원장은 “1506명의 확충을 인정하더라도 배정위를 다시 구성해서 학교의 교수, 교실, 실습실 여건들을 감안해 새롭게 배정하면 각 대학 반응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겠냐”고 물었다. 이에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복지부가 여러 가지 현장 점검 등 배정 과정은 상당히 오랜 준비를 거친 것”이라며 사실상 거절했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 오후 3차례 열린 배정위 회의 자료를 제출했다. 이 자료에는 증원신청서 심사지표 및 지표별 배점안, 대학별 배정 범위 및 배정안 등이 담겨 있다.

#의대 증원#배정위 회의록#회의록 폐기#배정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