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폭스(MPOX·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유행하면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전 세계 인명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보건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왔다.
17일(현지 시각) 영국 더 가디언에 따르면 세계 보건 전문가들이 엠폭스 발병 중심에 있는 아프리카 국가들과 협력하지 못하면 전 세계가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4일 엠폭스가 콩고민주공화국(DRC)을 넘어 확산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최고 수준의 보건 경계 태세인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올해 현재까지 아프리카에서 1만8700건 이상의 감염 사례와 500건 이상의 사망이 보고됐는데, 이 수치는 2023년 한 해 엠폭스 감염자 수를 넘은 것이다. 이에 아프리카질병통제센터(CDC)는 아프리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글로벌 보건 프로그램 부연구위원인 에베레 오케레케 박사는 “(공중보건 비상사태에) 강력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잠재적으로 새롭고 더 위험한 변종이 더 많이 확산할 수 있다.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아프리카 뿐 아니라 전 세계가 위험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WHO와 CDC의 두 선언 모두에 대해 “코로나19 이후 건강 비상상황에 대한 국제적인 대응을 시험하고, 형평성에 대한 교훈을 얻었음을 보여줄 기회”라고 했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약물과 치료 등에 있어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저스티스 나우의 닉 디어든 이사는 “엠폭스는 수년간 소수 아프리카 국가에서 만연했지만, 이를 치료할 약이 있음에도 서방에 위협이 될 때까지 강력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약회사들이 더 많은 이익을 추구하면서 백신에 대한 공평한 접근을 계속 방해하고 있다”며 “선진국들이 대형 제약 회사에 맞서 불평등이 반복되는 것을 막을 것”을 주장했다.
엠폭스는 동물과 사람, 사람과 사람, 감염된 환경과 사람 간 접촉을 통해 감염이 가능하다. 주로 유증상 감염 환자와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감염될 시 발열, 오한 ,림프절 부종, 피로, 근육통 및 요통, 두통, 호흡기 증상 등을 시작으로 1~3일 후 발진이 나타난다. 발진은 얼굴, 입, 손, 발, 가슴, 항문생식기 근처에서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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