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호 신임 경찰청장이 ‘세관 마약수사팀 외압’ 의혹을 받는 조병노 경무관에 대해 “좌천성 인사가 아니라 좌천시킨 것”이라고 19일 밝혔다.
12일 취임한 조 청장은 이날 첫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조 경무관이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을 하면서 (영등포경찰서 수사팀에) 전화하는 건 굉장히 부적절한 행위”라며 “그 뒤에도 여러 적절하지 못한 행태가 있어 최소한 인사적 책임을 물어야 된다고 봤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인사권을 가진 경찰서장으로 보임하거나 민감한 부분을 다룰 수 있는 정보·수사 등의 보직을 맡는 건 적절치 않다”며 “갈 수 있는 데가 (전남경찰청) 생활안전부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경 조 경무관(당시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은 당시 영등포서 형사 2과장으로 세관 수사팀을 이끌던 백해룡 경정에게 전화를 걸어 관세청과의 관계를 언급하며 ‘세관 이야기 안 나오게 해달라’는 취지로 외압을 행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언론에는 세관 관련 내용을 언급하지 말라달라는 맥락이었다.
조 경무관은 자신보다 두 계급이 낮은 백 경정에게 이 건으로 문자도 여러 차례 보내며 직접 찾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마약 수사팀은 말레이시아 마약 조직이 한국으로 필로폰을 밀반입하는 과정에서 우리 세관 직원들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었다.
이 사건에 대해 조 청장은 지난달 29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해당 경무관에 대한 인사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 14일 경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조 경무관을 전보 조치했다.
조 청장은 이날 대공 수사 강화를 위해 안보수사국 내에 ‘안보분석과’를 신설하겠다고 했다. 그는 “본청 일부 직제를 조정해 총경급을 과장으로 두는 안보분석과를 신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안보분석과 신설은 기존에 흩어져있던 안보수사 관련 첩보 수집과 정보 분석 기능을 일원화해 정보의 정확성과 대공수사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조 청장은 “대공수사 분야가 업무 특성상 공개되기 어렵다 보니 우수한 인력들이 지원하지 않는 현상이 있다”며 “우수 인력 유입을 위해 인사·조직·예산 등 여러 분야에서 과감하게 투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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