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대학교 발전재단이 서울대생 가족임을 표시하는 차량 스티커를 배포한 것과 관련, 한 시민단체가 “천박한 발상”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광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교육시민단체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19일 “사려 깊지 못한 사업으로 논란을 자초한 서울대에 유감을 표한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시민모임은 보도자료를 내어 “이번 굿즈는 입시 성공의 정점으로 치부되는 서울대 로고를 활용해 ‘자식의 입시 성공은 부모의 업적임을 마음껏 과시하라’고 부추긴 것이어서 그 천박한 발상에 각계의 비판이 거세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벌주의에 찌든 사회에선 특정 시기에 선점한 대학 이름으로 사회적 신분이 결정된다. 이런 사회에선 능력과 노력보다 특권과 차별이 일상화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인권위는 학벌주의를 조장하는 행태에 엄중하게 대처해 왔다”며 진정을 제기한 배경을 설명했다.
시민모임은 “대표적으로 한때 ‘특정 대학 합격 현수막 게시’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는 ‘특정 대학 외의 학교에 진학하거나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않은 학생, 학부모 등에게 소외감을 주는 등 교육적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수차례 권고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세대별로 살펴본 교육 인식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20∼30대 가운데 대학 서열화가 심화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연구원은 학력에 대한 차별보다 일류대, 명문대를 중심으로 한 학벌에 따른 차별 인식은 점차 확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대 가족 스티커에 맞서 과잠(과 점퍼), 핀버튼, 스터커 등 ‘학벌 없는 사회’ 상품을 제작·배포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대 발전재단은 서울대 재학생의 부모들에게 서울대 로고와 함께 ‘PROUD PARENT(자랑스러운 부모)’, ‘I’M MOM‘ ’I‘M DAD’ 등이 쓰인 차량용 스티커를 배부했다.
이와 관련, 온라인을 중심으로 ‘학벌 과시’라는 비판과 ‘학교 소속감을 높이기 위해 대학이 판매하는 기념품의 한 종류’라는 의견이 대립하며 설전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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