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성의 한 중학교에서 폭염 속 에어컨을 설치하다 20대 작업자가 숨진 사고와 관련, 유가족과 노동단체가 숨진 A 씨가 온열증세를 보인 지 1시간 넘게 외부에 방치돼 있다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하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19일 광주·전남 노동안전보건지킴이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4시 40분쯤 전남 장성군 한 중학교 급식실에서 에어컨 설치 작업을 하던 아르바이트생 A 씨(28)가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쓰러져 사망했다. A 씨는 점심식사 후 낮 1시 40분부터 에어컨이 틀어져 있지 않은 실내에서 보조작업을 했다. 그는 오후 4시 40분쯤 온열질환으로 인한 이상징후를 보였고 건물 밖인 외부 화단에 쓰러졌다.
이들에 따르면 업체 측은 오후 5시 9분쯤 A 씨가 화단에 누워 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가족에게 보내면서 “데려가라”고 연락했다.
A 씨는 오후 5시 10분쯤 의식을 잃었고 업체 측은 오후 5시 30분쯤 119에 신고전화를 걸었다. 119 도착 후 A 씨는 고온으로 체온측정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숨진 이후 체온측정 결과는 40도 이상이었다.
유가족 측은 이날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쓰러진 피해자를 햇볕에 1시간 가까이 방치하는 등 사측의 구호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입사한 지 고작 이틀 만에 죽은 20대 사회초년생의 죽음은 의문투성이”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업체는 명확한 사고 원인을 밝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기는커녕 기저질환 등 개인의 문제로 간주하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노동자가 다치고 죽지 않게 특별근로감독을 하고 진상규명 하기를 촉구한다”고 전했다.
또 A 씨가 일하던 하청업체와 원청업체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광주·전남 노동안전보건지킴이와 유족은 “폭염에 노출된 노동자를 위한 휴게공간이나 그늘진 장소 확보도 없었다. 생수나 음료 보냉장비 미제공 등은 이 사고가 인재임을 증명한다”며 “업체는 폭염에 노출돼 사망한 20대 청년의 죽음에 공식 사과하고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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