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유치원서 ‘초3 수학’ 수업…“유아 교육기관 철저히 조사해야”

  • 뉴시스
  • 입력 2024년 8월 21일 11시 43분


100% 기관이 5세에 '유·초 연계교육'
74%는 '영어 특성화 프로그램'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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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유치원의 선행교육 실태를 조사한 결과 만 5세 유아에 초등학교 3학년 교육과정인 나눗셈, 분수까지 수업을 하는 유치원도 다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과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강남3구 유치원 내 선행교육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강남3구 전체 유치원(103개) 중 49.2%가 유·초 연계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등학교 입학 전인 만 5세반의 경우 100%가 유·초 연계교육이 진행되고 있었다.

강남구로 범위를 좁히면 유치원 38개 중 초등 선행교육과정을 운영 중인 유치원은 10개원(26%)이다.

한 사립 유치원은 초등학교 3학년 1학기 때 배우는 나눗셈과 분수까지 만 5세 유아에 가르치고 있었다. 국어 수업으로 자음과 모음 합성과 문법(품사), 편지쓰기까지 선행교육하는 과정도 진행했다.

강남3구 유치원 74.1%가 영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연령별로 봤을 때 만 3세반 63.1%, 만 4세반 72.8%, 만 5세반 86.4%는 영어 특성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영어 특성화 프로그램은 국공립 유치원(56.9%)에 비해 사립유치원(89.1%)이 더 높은 비율로 참여하고 있다.

나성훈 사걱세 공동대표는 “교육부는 유치원이 조기 선행교육의 출발지로서의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이런 상황을 묵과하지 마라”고 했다. 또 “유·초 연계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초등 교육과정 선행 프로그램을 둔갑시켜 한글이나 수학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는 않은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강 의원은 “유치원, 어린이집 같은 유아 대상 교육기관도 더 이상 사교육의 무풍지대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초등 입학 전에 한글과 수학 교육까지 미리 대비시켜 주는 기관이 좋은 유치원, 어린이집이라며 거짓된 정보들이 오가고 있는 현실”이라며 “많은 학자들은 영유아 시기에 문자 교육이나 수학 교육 등 과도한 인지 학습에 노출되면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유·초 연계교육은 만 5세 교육과정을 계속 헤집을 것이 아니라 초등 1년 교육과정을 더 쉽고 찬찬히 진행하는 책임 교육을 통해 실현될 수 있는 것”이라며 영유아 사교육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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