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의료공백에 병원 못 갈까 불안”…73% “긴급 아니면 치료 미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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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8월 21일 14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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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 인식 조사 공개
63.2% "의료공백 사태 후 병원 이용·진료 나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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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이탈로 발생한 의료공백 사태로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이 병원 등 의료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할 것을 불안해 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7명 이상이 긴급 상황이 아닐 경우 의료 이용을 미룬 것으로 파악됐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2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혁신적 의료공급 및 이용체계 개편방안’ 공청회에서 ‘의료이용 합리화 방안’을 주제로 발표를 했다.

윤 사무총장이 소개한 ‘2024년 의료공백 사태 이후 의료기관 이용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에 따르면 전국 20대 남녀 소비자 1000명 중 27.4%는 의료공백 사태 이후 의료기관 이용에 불편함을 겪었다.

경험한 불편 내용을 보면 예약 연기 39.7%, 예약 어려움 34.9%, 진료 대기 시간 13.1%, 예약 취소 7.5% 순이다.

63.2%는 의료공백 사태 이후 의료기관 이용 및 진료가 나빠졌다고 생각했고 58.7%는 의료공백 사태 이후 의료서비스 질이 나빠졌다고 답했다.

또 88.4%는 의료공백 사태로 의료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할까봐 불안해 했고 73%는 긴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의료 이용 시기를 가능한 미루거나 늦췄다. 53.8%는 큰 병원을 이용하기 어려워 다른 병원을 알아봤다.

가장 우선적으로 개선돼야 할 과제로는 필수의료 부족 20.9%, 지역 의료자원 불균형 18.6%, 의료 인력 부족 18.2%, 비수도권 지역 의료 질 격차 10.7% 순으로 답이 많았다.

윤 사무총장은 의료개혁 수혜자를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서 잠정적 치료 대상이자 건강을 지키기 위한 의료적 관리 대상인 의료 소비자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봤다.

또 정보 부족, 편익, 인지도 및 유명세, 주변 추천 등의 이유로 ‘빅5 병원’처럼 일부 병원에 쏠림 현상이 나타난다며 인증제를 통한 의료 질 개선, 의료기관 평가 정보 제공 등을 통해 의료 서비스 품질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여러 의료기관 비용을 비교해 소비자 선택권을 강화하고 의료 소비자가 의료기관을 선택할 수 있는 기준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봤다.

신현웅 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역완결적 의료전달체계 구축 및 보상방안’에 대해 주제 발표를 했다.

신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3시간 이상 중증응급환자 이송 지연 사례는 2019년 22건에서 2022년 414건으로 증가했다. 중증응급환자의 적정 시간 내 응급실 미도착 비율도 같은 기간 47.3%에서 52.1%로 늘었다.

특히 최근 공급 부족과 수요 감소 등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소아과의 경우 전공의 지원율이 2019년 80%에서 2023년 15.9%로 급감했고 2013년부터 2023년까지 전체 의원이 24.3% 증가할 때 소아청소년과 의원은 2.4%가 감소했다. 45개 상급종합병원에서 365일, 24시간 중증소아환자를 수용 가능한 곳은 12개소 뿐이다.

지역 간 의료공급 격차도 상당한데,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2023년 기준 전국 평균 2.23명이지만 서울이 3.61명인데 반해 경북은 1.41명에 그친다. 치료 가능한 원인으로 인한 잠재 수명 손실 연수는 서울이 910년이지만 경북은 1065년에 달한다.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무한경쟁구조인 의료체계, 모든 행위에 대한 일률적 보상과 인상 구조를 갖는 보상체계 등이 꼽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 선임연구위원은 지역의료 컨트롤타워 구축, 기능·수요 기반 지역의료기관 개편 및 역량 강화, 지역의료 네트워크 구축 및 활성화, 지역·필수의료 집중·선별 보상, 건보 수가결정구조 개편, 차등 보상 강화, 지역·필수의료 중심 인력 확충, 예산 투자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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