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메이트 발란스-에코젠과 협력해 말라위에서 대체 에너지를 찾다
현대자동차 후원으로 인도네시아 폐기물 감축에 나서다
환경·교육·보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발생하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안으로 ‘콜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가 등장했습니다. 정부나 기업, 시민 등 다양한 영역의 주체들이 힘을 모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공동의 과제를 설정하고 실천하는 활동입니다.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비정부기구(NGO) 굿네이버스는 여러 기업과 협업해 글로벌 사회공헌을 진행합니다. 사회에 긍정적인 ‘임팩트’를 내기 위한 이들의 노력을 소개합니다.
아프리카 말라위에 사는 아이들은 땔감을 구하기 위해 매일 먼 거리를 걷는다. 엄마들은 아이들이 모아온 땔감으로 불을 피우며 음식을 준비한다. 매운 연기가 집안을 가득 메워 눈이 절로 찌푸려진다. 엄마의 기침 소리가 계속된다. 가족은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 연기로 호흡기 질환 등 건강 문제를 겪는다.
말라위는 현대적인 에너지 인프라가 부족해 대부분의 가정에서 숯과 장작을 주로 사용한다. 2018년 기준 농촌 지역의 장작 의존도는 82%에 달한다. 도시 지역의 숯 사용률은 76%에 이르는데, 이는 2011년 44.6%에서 많이 늘어난 수치다.
주민들이 숯과 장작을 사용하면서 삼림 벌채가 심각해졌다. 토양 침식, 사막화, 기후변화 등 환경 문제도 커졌다. 말라위에서는 매년 약 1만4500헥타르의 삼림이 사라진다. 삼림 황폐화로 인한 바이오매스(Biomass·생물자원) 손실도 크다.
굿네이버스, 콜렉티브 임팩트로 희망의 불씨를 지피다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비정부기구(NGO) 굿네이버스는 ‘콜렉티브 임팩트’ 방식으로 말라위에 희망을 가져다주고자 한다. 콜렉티브 임팩트는 정부-기업-시민 등과 힘을 모아 기후위기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캠페인이다.
굿네이버스는 환경 컨설팅업체 ‘클라이메이트 발란스’(Climate Balance)와 협력한다. 말라위에 1만 대 이상의 개량된 ‘쿡스토브’(Cookstove)를 보급해 탄소감축에 나설 계획이다.
쿡스토브는 열효율을 높여 적은 땔감으로도 조리가 가능한 취사도구다. 조리 시간도 단축해 유해 연기의 배출을 줄인다. 쿡스토브를 사용함으로써 삼림 벌채가 감소하고, 땔감 확보를 위한 노동시간도 줄일 수 있다. 굿네이버스는 쿡스토브 사용으로 감축한 탄소를 말라위 환경부 등과 협의해 탄소배출권으로 발행·판매할 예정이다. 판매를 통해 발생한 수익을 말라위 주민들에게 재투자함으로써 더 많은 가정에 쿡스토브를 보급하는 게 목표다.
굿네이버스는 폐기물을 친환경 바이오가스 에너지로 바꾸는 사업도 진행한다. 바이오가스 전문 NGO인 ‘에코젠’(Ecogen)과 협력해 말라위 카춤와 초등학교에 바이오가스 탱크를 설치할 계획이다. 유기 폐기물 분해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강력한 온실가스다. 바이오가스 탱크는 메탄을 포집해 에너지로 활용함으로써 온실가스 배출과 땔감 사용량을 줄인다.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면서 나오는 부산물은 액체 비료로 활용해 토양 비옥도를 높이고 농업 생산성을 향상한다.
카춤와 초등학교 내 바이오가스 탱크에서 생산될 바이오가스 에너지는 학생 1100명 이상의 급식을 조리하는 데 사용된다. 축분이 탱크 안에서 발효되며 가스가 발생한다. 이 가스는 파이프를 통해 주방으로 이동한다.
카춤와 초등학교는 운영위원회를 조직해 바이오가스 탱크를 자체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기후 행동 없이 지속가능한 개발은 달성될 수 없다
굿네이버스는 국제 사회에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지구적 발전을 도모하고자 2012년 유엔지속가능발전정상회의(Rio+20) 등 다양한 글로벌 논의 자리에 참석했다. 당시 경제위기, 빈부격차 확대, 기후변화 등 범지구적 도전에 대응해 지속가능발전을 구현할 포용적 실천 전략을 논의했다. 2015년에는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채택 회의에 참석하기도 했다.
‘굿네이버스 비전 2030’은 기후변화 및 환경과 미래 세대 문제를 진단해 지역 공동체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회복력을 강화하는 데 있다.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이 자립적 삶을 살아가도록 지원하는 게 목표다.
굿네이버스는 41개 사업국에서 지역개발 사업을 하며 공동체가 환경을 보존하고 지속가능한 농업을 채택해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도록 지원한다. 구체적으로 △지역 주민 및 아동의 기후변화 인식 강화 △물·풀·토양 등 재생가능한 자원의 체계적 관리 △화석 연료 등 비재생자원의 효율적 이용 관리와 재활용 촉진 △지속가능한 생산방법 확산 등을 진행한다.
또 온실가스 배출 경감과 저장을 위해서도 노력한다. 탄소배출 감소 정책, 탄소발자국(개인 또는 기업, 국가 등의 단체가 직간접적으로 발생시키는 온실가스의 총량) 측정 평가 등을 시행하고자 한다. 굿네이버스는 기후변화 완화 노력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과학적 모니터링 평가’를 위해 외부 전문 기관들과도 협업할 예정이다.
폐기물로 몸살 앓는 인도네시아, ‘함께’ 살려야 한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증가와 빠른 경제 성장, 정부의 제조 산업 육성으로 폐기물 문제가 점차 심화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인도네시아 연간 폐기물 발생량은 약 3144만 톤에 달한다. 이 중 35.2%인 약 1107만 톤의 폐기물이 매립지에 무단으로 버려지거나 강을 따라 해안으로 흘러간다. 특히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은 전체 폐기물의 19.2%를 차지해 약 604만 톤에 이른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플라스틱 폐기물을 배출하는 국가다.
● 현대자동차, 인도네시아 브카시 리사이클링 센터 조성
인도네시아 폐기물 문제 해결을 위해 굿네이버스는 현대자동차와 함께 인도네시아 서자바주 브카시에 리사이클링 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이는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CSV(Creating Shared Value·공유가치창출) 이니셔티브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이다.
브카시는 인도네시아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로, 많은 인구만큼 서자바주에서 가장 많은 폐기물을 배출한다. 서자바주 폐기물의 16.8%가 브카시에서 나온다. 브카시 정부는 2021년 폐기물 문제 해결을 위해 폐기물 은행(Waste Bank)을 설치했다. 시민이 폐기물을 은행에 가져다주면, 은행은 재활용이나 매립 등의 방식으로 폐기물을 처리한다. 그러나 인프라, 운영비, 관리자의 역량 부족 등으로 일부 은행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다.
현대자동차는 리사이클링 센터 1개를 신설했다. 센터는 폐플라스틱을 안정적으로 수급하기 위해 지역 사회와 협력한다. 길거리, 강가, 매립지 등에 폐기물을 무단 투기하던 주민을 대상으로 인식 개선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교육을 통해 폐기물을 폐기물 은행에 제출하도록 한다.
은행은 주민에게 받은 폐기물을 분리해 세척하고, 센터에 깨끗한 폐기물을 판매한다. 센터는 폐기물 관리 역량 강화 교육을 시행하고, 운영비 및 소규모 재활용 기기 등을 지원해 폐기물 은행이 원활하게 운영되도록 돕는다.
● 지역 주민 협력을 통한 리사이클링 센터의 지속가능한 운영
굿네이버스는 지역 정부 및 주민과 협력해 센터의 지속가능한 운영을 위한 사업을 준비 중이다. 먼저 주민으로 구성된 ‘리사이클링 센터 운영 조직’을 결성할 계획이다. 주민들은 3년간 교육받은 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플라스틱 펠릿(Pellet)을 생산한다. 펠릿을 판매함으로써 센터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소득을 창출하게 된다. 펠릿은 주로 플라스틱 파이프와 포장재 등의 제작에 사용되는데, 구매자 요청에 따라 종류가 달라진다.
지역 사회는 리사이클링 센터 운영으로 폐기물 관리와 재활용에 대한 지식을 함양해 폐기물 발생을 감소시킬 것으로 보인다. 또 매립지로 향하는 폐기물을 줄여 폐기물 소각에 따른 탄소 발생 감축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학교에도 폐기물 관리 및 인식 개선 교육을 제공해 아동이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한다.
김중곤 굿네이버스 사무총장은 “기후변화 대응을 ‘환경 분야 사업’이라는 시각에서 벗어나 다양한 분야에서의 접근을 통해 보다 포괄적인 사업으로 확장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 기업, 시민과 협력해 대중의 인식과 정책 변화를 확대하는 한편, 기후위기의 취약계층인 아동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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