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 사건을 수사해온 검찰 수사팀이 김 여사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22일 이원석 검찰총장에게 이 같은 수사 결과를 보고할 예정이다. 이 총장이 수사심의위원회를 직권으로 소집하지 않으면 김 여사는 불기소 처분된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김 여사를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하는 내용의 수사보고서를 이 지검장과 대검찰청 형사부에 20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0일 수사팀이 대통령경호처 부속청사에서 김 여사를 비공개 조사하고 이 총장에게 뒤늦게 보고해 ‘패싱’ 논란이 불거진 지 한 달 만이다. 수사팀은 최재영 씨가 김 여사에게 건넨 디올백에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인적 친분으로 감사를 표시하며 주고받은 선물이라는 것. 수사팀은 같은 이유로 윤 대통령의 신고 의무도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정치 검찰이 엉터리 면죄부를 내릴 수 있을지는 몰라도, 국민은 결코 이들을 용서할 수 없다”며 “특검의 필요성을 스스로 입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사법적 판단은 팩트와 법리에 관한 것”이라며 “거기에 맞는 판단은 검찰이 내렸을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총장 패싱-金여사 출장 조사’ 중앙지검, 한달만에 무혐의 결론
수사팀 ‘金여사 디올백’ 무혐의 결론 수사팀 ‘디올백은 단순한 선물… 대통령 직무와 관련 없어’ 판단 디올백 공매 거쳐 국고 귀속될듯… 檢총장, 수사심의위 소집 여부 변수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 수사팀이 김 여사에 대해 ‘혐의 없음’ 결론을 내린 수사결과보고서를 대검찰청에 송부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배우자) 제재 규정이 없다”며 종결 처리한 데 이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도 무혐의로 결론을 낸 것이다. 이에 따라 디올백 사건 처분은 이원석 검찰총장의 결단만 남게 됐다. 이 총장이 22일로 예정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의 보고를 수용하면 전담수사팀 구성 지시 3개월여 만에 수사는 일단락된다. 하지만 이 총장이 직권으로 수사심의위원회를 소집할 가능성이 있는 점이 변수로 거론된다.
● 수사팀, 영상 공개 9개월 만에 무혐의 결론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최재영 씨가 2022년 9월 김 여사에게 건넨 300만 원 상당의 디올백이 윤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성이 있는지 검증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해 왔다. 청탁금지법은 배우자 처벌 규정이 없지만, 공직자와 배우자는 ‘직무와 관련해’ 어떠한 금품도 받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수사팀은 최 씨가 건넨 디올백이 윤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 없는 단순 선물이라고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가 김 여사에게 김창준 전 미국 하원 의원의 사후 국립묘지 안장과 통일TV 재송출 등을 요청한 것도 ‘청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국립묘지 안장과 관련해선 김 여사가 검찰 조사에서 “관련 청탁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진술했고, 대통령실 조모 행정관 등으로부터 이를 입증할 증거도 확보했다고 한다. 최 씨와 김 여사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에서도 관련 내용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통일TV 재송출 부탁과 관련해선 조 행정관이 “권한이 없다”며 최 씨의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수사팀은 윤 대통령의 신고 의무도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없는 만큼 윤 대통령의 신고 의무도 없다는 것이다. 최 씨가 주장한 김 여사의 금융위원회 인사 개입 의혹 등도 사실이 아니라는 게 수사팀의 판단이다. 디올백 처분과 관련해 김 여사 측은 소유권 관련 의견을 수사팀에 아직 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 측이 소유권 포기 의사를 밝히면 공매를 거쳐 국고에 귀속될 것으로 보인다.
● 수사심의위 직권 소집 여부가 변수
디올백 사건은 지난해 11월 유튜브방송 서울의소리가 최 씨가 김 여사에게 디올백을 건네는 영상을 공개하며 시작됐다. 서울의소리는 지난해 12월 윤 대통령 부부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고, 검찰은 바로 사건을 배당했지만 올 4월 총선 전후까지 수사는 거의 진행되지 않았다.
이 총장이 올 5월 3일 전담수사팀 구성과 ‘신속·철저 수사’를 지시하고, 송경호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특수통’ 검사 3명을 투입하며 수사는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법무부가 같은 달 검사장급 인사를 단행하면서 서울중앙지검 지휘부를 모두 교체하자, 이 총장은 출근길 ‘7초 침묵’으로 공개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인사 발표 전 “주요 수사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으니 인사 시기를 늦춰 달라”고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게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사실도 알려졌다.
특히 새로 부임한 이 지검장이 지난달 20일 김 여사를 대통령경호처 부속청사에 비공개로 불러 조사를 시작한 지 10시간 후 이 총장에게 보고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총장 패싱’ 논란까지 불거졌다. 이 총장은 “예외도, 성역도, 특혜도 없다고 말씀드렸으나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사과하며 대검 감찰부에 진상 파악을 지시했다. 하지만 수사팀 검사가 사표를 내는 등 반발이 이어지자 잠시 중단된 상태다.
법조계에선 이 총장이 수사팀 결론을 바로 수용하지 않고, 수사심의위를 직권으로 소집해 판단을 받아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피의자 신분인 최 씨도 23일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수사심의위 결론은 권고일 뿐이어서 강제성은 없다.
김 여사가 연루 의혹을 받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의 처분 방향도 관심이 집중된다. 검찰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공범인 ‘전주’ 손모 씨의 항소심 선고가 열리는 다음 달 12일 이후 사건을 처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 총장은 다음 달 13일 퇴임할 예정인 데다 수사지휘권이 없는 상태여서 이 총장 임기 내에 처리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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