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층 투숙객 “객실 바꿔달라” 요구
방 나온지 6분도 안돼 연기와 불
스파크, 먼지 등과 만나 화재로 번진 듯
경기 부천시의 한 숙박시설에서 난 대형 화재로 7명이 숨지는 등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호텔 에어컨에서 나타난 스파크가 화재 원인으로 지목됐다.
23일 동아일보의 취재를 종합하면 사고 당일 해당 호텔 8층 객실에서 ‘에어컨 스파크’를 본 투숙객은 곧 이상한 냄새를 맡고 방을 빠져나왔다. 투숙객은 호텔 측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며 방을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투숙객이 방을 나온지 6분이 채 지나지 않은 오후 7시 39분경 해당 객실에서 연기와 함께 불이 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투숙객은 호텔 외부로 대피했고 사상자에 포함되지 않았다.
에어컨 화재는 주로 장시간 가동으로 과부하가 걸리거나 내부 먼지 등 이물질이 노후된 전기선과 결합해 발생하는 스파크 등으로 발생한다. 객실 에어컨에서 튄 스파크가 먼지 등과 만나 화재로 번진 것으로 추정된다. 2004년 준공된 노후한 호텔 특성상 불에 잘타는 내·외장재가 많고, 먼지도 호텔 곳곳에 쌓여 있어 화재 확산이 삽시간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7명은 갑자기 번진 불과 연기에 호텔 내부 복도와 계단 등에서 질식사한 채 발견됐다.
이날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오전 9시 20분경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사고 경위에 대해 설명하며 “부천 호텔 화재 원인은 전기적 요인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화재 원인으로 에어컨이 추정된 것은 맞지만 정확한 결과는 합동감식을 통해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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